"버냉키 발언, 코스피 역동조화 해소하나?"

입력 2013-07-18 08:48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버냉키 연준의장 의회 증언이 주 후반부에 들어있어 이번 주가 길게 느껴졌다. 버냉키는 글로벌 증시를 울고 웃게 하고 있다. 지난주부터는 다시 웃기기로 마음을 먹어 가장 친시장적인 스탠스로 시장을 달래주고 있다. 하원 연설 내용을 보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직접 배포한 자료다.

버냉키 연준의장 연설문이 6개월치 FOMC 성명서를 다 함축한 듯한 분위기다. 먼저 하원에서 증언을 했고 내일 같은 시간에 상원에 출석하게 된다. 상, 하원은 상하관계 내지는 수직적인 관계로 느낄 수 있으나 사실 미국의 상원과 하원은 그렇지 않다. 하원은 우리나라로 치면 지역구 의원이고 상원은 전국구 내지는 비례대표, 당직자다. 그러다 보니 지역구를 끼고 있는 하원이 어떻게든 미국 국민들의 표심과 더 가깝고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꾸준한 회복세이지만 주택시장만큼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표현이 FOMC, 연준 유행어다. 부동산 활황은 고용과 소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전체 실업률은 여전히 조금 높은 수준이고 올해 고용증가가 평균 20만 건 정도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만족하지 못할 수준이다. FOMC 성명서도 항상 주택시장은 괜찮은데 고용이 문제고 실업률이 너무 높아 안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바로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온다. 이번에도 역시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하반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현행 양적완화 기조는 한동안 유지될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연준 목표치에도 아직 한참 미달한다고 했다. 이것이 양적완화의 지속에 대한 당위성 설명이다. 양적완화가 한동안 지속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연준의 현행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기조는 심지어 자산매입이 다 끝나도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 양적완화가 끝나도 한동안 보장을 해주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나 종료 시기에 대해 말이 많다 보니 마음 먹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만일 앞으로 집계되는 경제지표상 인플레나 실업률 모두 충족되고 연준 목표치에 근접할 경우 양적완화 축소를 올 하반기에 실시할 수도 있다. 반대로 지표가 안 따라오면 안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원칙적인 매뉴얼로는 월 850억 달러 채권매입을 통한 자산매입 기조, 양적완화 기조를 내년 중후반까지 지속하되 서서히 줄여나가겠다.

양적완화 축소라는 이슈에 대해 오늘 가장 주목받은 표현은 '정해진 수순'이다. 즉 아예 코스를 짜놓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자꾸 외부에서 자신들끼리 9월, 12월이라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연준의 여러 가지 단어나 표현은 상당히 중요하다. 외교적으로도 사과냐, 유감표명이냐가 민감한 것처럼 연준의 성명서나 연설 내용의 단어 하나하나도 상당히 중요하다. 결국 정해진 수순이란 출구전략을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 이것이 상당히 중요했다

워싱턴포스트지를 통해 외신의 반응을 보자. 역시 정해진 수순이라는 표현이 중요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축소 계획조차 없는데 왜 그러느냐는 버냉키 연준의장의 발언이 중요했다. USA투데이 역시 미 경제가 실업률이나 고용, 인플레이션의 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양적완화를 줄이지 않는다. 워싱턴이 오히려 미 경제의 리스크다.

지난해 재정절벽도 그렇고 재작년에는 재정감축 시한을 맞추지 못해 미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시장이 출렁했었다. 그만 싸우고 민주, 공화 양당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노력을 부드럽게 해 달라. 그런 파열음이 나면 그것이 오히려 미 경제의 리스크라고 일침을 놓았다. 블룸버그의 반응을 보자. 버냉키의 발언에 글로벌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랠리를 펼쳤는데 이 발언이 중요했다. 결국 정해진 수순이라는 의미는 출구전략이 아직 없다는 것을 뜻한다는 해석이다.

BNP 파리바의 전문가 의견을 보자. 오늘 버냉키 연준의장의 하원 연설에 대해 지난 6월 FOMC 이후 시장의 반응이 연준 의도와는 다르게 너무 극단적이다 보니 연준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어떻게든 시장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비둘기파적이고 친시장적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버냉키 연준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조건으로 고용뿐만 아니라 인플레를 언급한 것도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양적완화 축소의 3대 조건인 실업률, GDP, 인플레 중 제일 상태가 안 좋을 것을 강조하면서 결국 시장에 있어 양적완화 축소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지 않다는 자연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미 국채금리 차트를 통해 보자. 지난 6월 FOMC 이후 급등했다가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버냉키 연준의장의 전미경제조사연구회에서 실업률 6.5%는 최소한이다. 목표가 그것이 다가 아닌 최소한이라며 시장을 달랬다. 오늘 결정적으로 2.5%를 하회한 2.49%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와 함께 보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증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미국증시와의 역동조화가 전세계 어느 증시보다 뚜렷하게 나타났을까. 미 국채금리는 이중 쌍봉을 형성한 뒤 하향 안정화 추세이고 코스피 지수는 억울한 역동조화를 다시 되돌려놓을 상황이 마련되고 있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버냉키 발언도 좋았고 미국시장의 반응도, 외신반응도 좋았는데 아직 56선을 넘어가지 못해 1900선 위로 외국인이 바라보고 당겨주는 것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미 증시 상승폭보다 컸다고 해서 오늘 외국인 순매수를 기대하기 보다 오늘 같은 날은 어제 미리 한 발 앞서 가불하듯 올랐으니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투심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