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어제 중국 GDP 때문에 오전 한때 잠깐 울다가 오후에 웃었다. 외국인들의 1000억 원대 순매수도 들어왔다. 여러 이슈 중 미국의 소매판매부터 보자. 시장의 반응은 처음에는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6월 소매판매 증가세가 0.4%를 기록해 당초 전문가 예상치의 절반뿐이었다.
요즘 소비지표가 다 좋았는데 6월 결과는 왜 반타작을 했을까. 소매판매에 있어 자동차가 워낙 가격 비중이 크다 보니 왜곡의 소지가 있다. 자동차를 뺀 것을 따로 집계하는데 0%다. 즉 자동차 판매를 제외하면 소매판매가 늘지도 줄지도 않은 0이었다. 자동차 다음으로 미국에는 물보다 더 생필품인 휘발유가 있다. 그래서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했더니 이번에는 0.1% 마이너스로 나와 전문가 예상치 0.3% 증가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미국의 대형마트 홈디포에 가면 전기톱, 드릴 등을 모두 살 수 있다.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니 집의 수리 정도는 거의 DIY로 한다. 이런 설비자재와 건설물품 매출이 2.2% 감소했다. 6월 한때 FOMC에서 연준 출구전략에 대해 우려가 나온 이후 국채금리와 모기지 금리가 급등했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에 무엇인가 일시적인 위축이 일어났던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
그리고 주유소 매출이 0.7% 늘었는데 이마저 이집트 정정불안 때문에 있었던 유가상승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달만 해도 훌륭하게 나왔던 레스토랑과 식음료 매출이 1.2% 감소했다. 미국도 여름이 일찍 찾아오다 보니 4월부터 행락철이 시작됐다. 그런 차원에서 4, 5월 동안 너무 매출이 늘어 6월에는 전월 대비 1.2% 줄었지만 전년 동기대비 3.1% 늘었다. 어떤 결과를 봐도 이번 소매판매는 한마디로 부진이다.
미국 다우지수 일중 차트를 보자. 소매판매가 개장 전에 나왔는데 이 소매판매 실망이 뚜렷하다 보니 개장 자체를 갭하락 출발했다가 전형적인 전약후강의 장세를 나타냈다. 일단 소매판매에서 결자해지로 풀고 갔다. 소매판매 지표 악재를 어떻게 뒤집었는지 로이터 통신을 통해 보자. 이렇게 미 소매판매가 부진한 것이 GDP에는 빨간불이다. 하지만 연준 양적완화에는 파란불이다.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시장의 반응이다.
소매판매 6월 결과를 회상해보면 이미 그 전, 6월 말에 버냉키 연준의장의 의회 연설에서 조기 출구전략을 언급한 이후 6월 FOMC에서 또 한번 양적완화 축소 이야기가 있었고 6월 말까지 우리나라도 그렇듯 미 증시도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이기 때문에 이번 소매판매 부진이 여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상식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당연히 버냉키와 연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 월가 금융사들도 일제히 6월 결과이다 보니 2분기 미 GDP 경제성장률을 깎아야 한다고 나왔다. 소매판매가 이렇게 부진한 것을 보니 2분기 미 GDP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골드만삭스는 1.3%에서 1.0%로 내려잡았고 바클레이는 안 그래도 1% 밑으로 봤는데 0.6%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역시 이번 소매판매를 보니 미국 2분기 GDP 1% 넘기기는 힘들겠다고 보았다.
미 국채금리 반응을 보자.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우리나라의 외국인 수급의 바로미터로 나온다. 하루 만에 1.28% 내려가 역시 연준 양적완화 기대감 상승으로 국채시장이 반응했고 금리는 하락했다. 우리나라 시장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또 미국의 전약후강을 도왔던 이슈가 있다. 씨티그룹의 실적이 발표된 것이다. 씨티그룹 하면 지난 2009년 TARP, 정부 구제금융을 받아 최고로 긴 역사를 가진 금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굴욕의 세월을 지나 이제는 많이 회복됐다. 2분기 순이익이 41% 급증했고 주당순이익이 1달러 25센트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를 여유 있게 상회했다. 여기에 기인한 것은 신용자산의 감소가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났고 전년 동기 대비 25% 신용자산 상각과 손실액이 줄었다. 바젤3 협약에서 요구하는 순자기자본 비율도 12.2%를 달성해 기준인 8%를 이미 다 뛰어넘었다.
씨티그룹과 코스피 지수의 흐름을 보자. 당연히 국내증시 외국인들도 자신들의 본사가 위치한 월가 금융사들의 실적과 주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씨티그룹의 경우 실적 호조로 2%대 상승 마감했고 지난 3년간 흐름을 보아도 미 신용등급 강등 당시의 코스피 지수 조정폭과 씨티그룹의 조정폭, 조정기간까지 거의 일치한다. 국내증시 외국인들의 자산배분 전략에 있어 아시아를 한 바스켓으로 묶어 관리한다.
어제 중국 GDP도 논란은 많았지만 큰 파도를 넘긴 것으로 나왔고 어제 그 이후 외국인 순매수 1000억 정도 나왔는데 우리도 이런 호재를 미국을 거쳐 한번 더 공유해도 좋다. 오늘도 외국인 순매수는 어제 이상을 기대해도 좋겠다. MSCI 한국지수 역시 이런 상황을 예고하듯 1% 가까운 상승이다. 대신 아직 56선까지 넘지 못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1900 위로 바라보는 것은 조금 미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