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역풍'에 된서리 맞은 유관기관

입력 2013-07-12 17:32
<앵커>

금융권에 '관치논란'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유관기관들도 잇따라 역풍을 맞았습니다.

임기가 끝나가지만 후임 인선에 착수도 못하는가 하면 한달이 넘도록 공석으로 방치된 곳도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요 금융지주 수장 자리를 차지한 고위 경제 관료.

금융회사 인사권까지 구두 개입한 금융당국.

'관치 논란'이 금융권에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관련 유관기관들로 불똥이 튀고 있습니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차기 원장 공모를 위해 금융위원회를 찾았다가 빈 손으로 발 길을 돌렸습니다.

이른바 '윗선'의 지시로 각종 기관장 인선이 중지된 상황인 만큼 보험개발원도 예외가 없다는 이유에 섭니다.

때문에 이번달로 임기가 끝나는 강영구 원장의 후임이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물 건너 간 한국거래소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김봉수 전 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난 5월 말.

차기 이사장을 뽑기 위해 공모까지 마감해 놓고 갑작스럽게 선임 절차가 중단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버냉키 쇼크'와 '코넥스 신설' 등 굵직한 이슈들이 터져나왔지만 이사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으로 방치됐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주요 기관장 인선을 미루면서 관련 유관기관에 역풍이 불고 있다"며 "'이제는 '청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수장의 임기가 임박한 유관기관들은 예전보다 심해진 정부의 입김 탓에 좌불안석인 상태입니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손해보험협회장은 한 때 연임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감독당국은 물론 기획재정부 인사들 상당수가 손보협회장 자리를 노리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는 조만간 금융권 유관기관장 인선에 대한 빗장을 풀 방침이어서 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불꽃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