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살인자가 되는가] ③ 열등감이 만들어낸 괴물

입력 2013-08-01 09:30
인간심리를 통해 본 파괴적 진실‥3편. 열등감이 만들어낸 괴물

페터는 엄청난 양의 자백을 했다. 그러나 그 두 번의 살인미수 사건에 관해서만 자백을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러한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에게 술집에 범행에 사용한 칼을 숨겨 놓았다는 사실을 고백하였으며, 객관적인 정황은 모두 세세한 부분까지 인정했다. 두 건의 살인미수로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지만 주사기를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일이나 방화 사건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법정에서 처음으로 분개했다. 보통 때는 너무나도 내성적이었던 그가 자신은 이미 모든 걸 말했고, 모든 사실을 인정하였으며, 그 외의 사실들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력히 부정하며 소리쳤다. 그는 특히 주사기를 이용한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매우 격노했다.

때문에 우리는 다른 여성을 위협하기 위해 그가 왜 한 여성으로부터 자신의 피를 뽑게 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페터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없게 하는 범인의 대표적인 전형이었다.

여성들을 습격해서 강간하고 살인한 ‘슈바빙의 난쟁이 칼잡이’이가 체포되자 우리 모두는 크게 안심했다. 차후에 밝혀진 내용 중 흥미로운 사실은 다음과 같다. 페터는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에 들렀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소한 열두 번 이상의 노출증 행위를 했다고 한다.

술집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그는 매우 친절한 모습을 보였지만, 대부분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그러고 난 후 그는 가끔씩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자신의 남성성을 보여준 후 비웃음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조차 여성들은 이 왜소한 남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 그의 행동은 치명적으로 치달았다. 슈바빙의 여성들을 습격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복수에서 시작된 행동이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성폭행과 방화라는 반작용으로 나타난 여성에 대한 증오는, 스스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저지른 범행에 대한 간접 증거라 할 수 있다.

약간의 사족을 덧붙일까 한다. 페터는 아무런 걱정 없이 집밖을 나설 수 있었다. 그 누구도 그가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착해 보이기 때문이었다. ‘난쟁이 칼잡이’라는 별명이 범인이 신체적으로 매우 자그마한 사람이라는 것을 뜻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난 사람 중 그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네 번이나 검문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붙잡히지 않았다. 너무나도 얌전하고 착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술집에 걸려 있는 몽타주 사진과 매우 닮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여러 번 순찰한 경찰들도 ‘귀염둥이 페터’가 연쇄 살인범일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의심하지 못했다. 내가 늘 하는 말인 그 누구도 카인의 표식을 이마에 붙이고 다니지 않는다는 말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 온 살인범들 대부분은 황소처럼 힘이 센 패싸움 꾼이라기보다는 샌님처럼 얌전한 유형이 많다. 범인을 신체적으로 검사해본 결과 그가 진성 포경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페터는 그의 범행이 미수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 이유는 그가 자신의 범행을 통해 분노를 보상받고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그의 방화로 인해 그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했으며, 공공의 안전에 위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