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지난 금요일 고용지표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밤 9시쯤 나왔다. 처음에 생각보다 너무 높게 나와 당연히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은 커질 것이고 미 증시는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토요일 새벽 마감 후 시장을 보니 1%대로 급등했다.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차례로 보자.
고용보고서가 이번에 너무 잘 나와 문제가 될 뻔했는데 얼마나, 어떻게 잘 나왔는지 보자. 또 여기에 대한 가장 중요한 시장의 반응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어떻게 적용하느냐다. 여기에 대해 월가 현지 전문가 의견 여러 편을 보겠다. 우리나라 증시는 이번 주 첫 날 굳은 하루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금요일장 마감브리핑부터 CNN머니를 통해 보자. 지난 금요일 미국 개장 전 고용보고서가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지표 호조를 기록했다. 미 고용동향이 너무 좋으면 연준 양적완화 축소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1차적인 반응에 따라 개장 직후에는 장중 최저점까지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서면서 다시 반등하고 있고 결국 상승폭을 키워 다우지수가 15000선 위에서 1%대 상승으로 마감했다.
고용보고서가 얼마나 잘 나왔는지 미국 노동통계청에서 직접 제공한 자료를 통해 보자. 이번 고용지표는 헤드라인 넘버상 세 가지가 중요하다. 지난 5월 미 고용증가분이 이번에 수정됐는데 무려 2만 건이 상향 조정됐다. 이는 자동차 리콜처럼 노동부에서 자신들의 통계적인 허점을 자인하는 것인데 그 폭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6월 결과 역시 전문가들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19만 5000건의 고용증가를 기록했다.
또 실업률이 내려갔을 줄 알았는데 7.6%로 고정됐다. 실업률에 대한 동향을 보면 한동안 횡보를 하다가 한번씩 레벨 다운이 일어나고 또 횡보를 하다가 레벨 다운이 일어났다. 또 횡보 후 레벨 다운이 일어났다가 현재 횡보 중이다. 이번 실업률은 고정됐지만 향후 실업률 하락에 대한 무게가 더 많이 실리고 있다. 또 2분기 고용성적표를 보아도 탄탄하게 20만 건 가까운 고용증가를 3개월 동안 나타냈다.
이번에 실업률이 하락하지 않은 이유로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구직희망자, 구직참여인구가 17만 7000명 증가해 고용참여율이 0.1%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약 구직참여자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실업률은 0.1% 그대로 하락해 7.5%가 나왔을 텐데 저렇게 되었다. 그리고 업종별로 보아도 최근 ADP나 ISM 지수에서 나타난 것과 대동소이하다. 전체 고용 20만 2000건 늘었지만 정부가 7000건 감소하면서 결국 비농업 고용은 19만 5000건 증가했다. 제조업종이 8000건 증가, 대신 서비스업종이 19만 4000건 증가했다. 제조업 고용증가가 2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이고 대부분이 서비스업에서 나온 것이다. 휴가철이나 행락철 특수를 커버하기 위한 일자리인 레저와 호텔, 서빙 업종에 일자리가 많이 늘었는데 임시직이 많다. 그 다음에 많이 늘어난 것은 전문직, 컨설팅이나 회계법인이 늘어났지만 이 역시 3, 6개월짜리 프로젝트별로 참여하고 그것이 끝나면 임시로 뽑았던 사람은 다시 해고한다. 이번 미국 고용보고서는 질보다는 양이 좋았던 결과였다.
이번 고용보고서 호조를 놓고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일제히 연준 양적완화 축소에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은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의 가을 양적완화 축소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기 충분했다고 했다. 그리고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이번에 실업률은 하락은 없었지만 월평균 15만~20만 건 고용증가가 지속되면 실업률은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결국 9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개시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JP모간체이스는 양적완화 축소의 냄새를 맡았다고 표현했다. 2분기 고용지표는 대체로 성공적인 것으로 공개됐고 자사의 기존 전망이었던 12월이 아니라 9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연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기존 12월에서 9월로 앞당겨 수정하겠다. 지난 5월 결과 수정치와 이번 6월 결과 모두 누가 봐도 확실한 고용증가를 시사했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씨티그룹은 올 상반기 미 고용증가가 견조했고 당초 우려와 달리 민간경제는 미국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세율 인상과 정부지출 축소에도 의연하게 버텼던 것이 증명됐다. 9월 연준 양적완화 축소는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장은 오히려 1%대 상승을 했다. 월가에서는 특이한 점이 지난 6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이야기가 나왔을 때와 다르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투심이 서서히 형성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 서베이를 보면 연준과 직접 국채나 팁스, 물가연동채를 거래하는 21개 월가 대표 금융기관을 상대로 이번 고용지표가 과연 연준 양적완화 축소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줄 것인지 서베이를 실시했다. 총 21개사 중 17개사가 이번 고용보고서가 연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시점에 대해서는 17곳 중 11곳이 9월에 나온다, 3곳은 10월, 2곳은 12월, 1개사 만이 내년 1분기 정도는 되어야만 양적완화 축소가 나올 것이라는 반응이다.
증시는 상승으로 반응했는데 국채시장의 반응은 조금 급진적이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위주로 국채금리 4종세트를 보자. 1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지난 6월 FOMC 이후 2.6%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조금 떨어지면서 2.6%로 내려왔었다. 주말 동안 움직이지 않은 것 때문에 그렇다. 2.74%까지 올라갔다. 다시 말해 연준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채권매입 규모가 감소하고 수요가 감소하며 국채금리는 올라야 하기 때문에 미리 팔겠다고 해 채권에는 투매가 나온 것이다.
다음 관문은 바로 수요일이 있다.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보자. 고용지표가 잘 나왔으니 버냉키 양적완화 축소 의지에는 힘이 실렸다는 것이다. 수요일에 예정된 버냉키 연설이 다음 관문인데 우리 시각으로 목요일 새벽 3시 10분이다. 이번에 찬조연설을 맡은 기관이 전미 경제조사청, 또 연설 후에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버냉키 연준의장의 경제전망이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것이 미 증시 마감 후에 있기 때문에 미 선물지수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CNBC를 보자. 긴급진단 프로그램의 이번 주 금요일 주제가 이와 관련되어 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조기에 나올 경우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다. 연준 양적완화의 종료 시점은 2014년, 내년 중반까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갑자기 양적완화를 중단하기 보다 양을 조절해가면서 원래 스케쥴대로 가는 것이 더 좋고 이럴 경우 시장에 연착륙이 된다고 봤다.
KBW 은행업종지수를 보자. 지난 6월 FOMC와도 확연히 다른 반응이다. 2.62% 올랐고 지난 6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눌림목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급등하면서 화답했다. 월가 금융사들이 양적완화 축소를 불확실성이 아니라 고용이 증가하는 것에 따른 확실한 미 경제 상향의 증거로 봤다. 당연히 금융사들은 실적의 대부분이 수수료다. 지금까지 연준이 양적완화를 하면서 한 달에 몇 천억 원씩 시중에 풀었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MBS 채권이나 국채 등을 연준이 사들이면서 현금을 줬지만 결국 그 돈으로 연준 금리에 제로 금리로 저장만 하고 있었지 돈을 돌려 수수료 수입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 고용지표가 확실히 좋아져 소매금융에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입 등 여러 가지 투자 자산 증가 효과가 더 있다. 우리는 반기고 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 증시 외국인 순매수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과 우리 사이에는 어느 새인가 일본이 끼어들었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1.18%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 엔화 약세의 반응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101엔 22전까지 상승을 했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미 증시와 정 반대의 흐름으로 -1.35% 하락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 삼성전자 잠정실적에 대한 이슈를 뒤늦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MSCI 한국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 되기 때문에 저런 반응은 맞다. 대신 고용지표가 좋아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해 반드시 국내 외국인들이 다른 업종까지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채권금리 상승을 무조건 코스피 급락 이슈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