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의 폭풍 감수성이 공개됐다.
김 감독은은 20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미스터 고’(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공/배급, 덱스터스튜디오 제작) 팬미팅에서 "잘생긴 외모 때문에 배우를 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이미 불혹을 넘긴 나이이고 저는 학교를 다닐 때 별명이 거란족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절대적인 외모로 사랑받는 배우가 드물다. 영화를 보다가 감정이입이 되고 자주 보면 성동일 선배 같은 분도 미남이 된다"며 "제가 만든 영화를 보면서 제가 만든 것 이상으로 의미를 찾다보니까 그런 낭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저는 연출이나 연기지도는 잘하는 것 같은데 카메라 앞에 서면 바보가 된다"고 간접적으로 연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배우 성동일은 "그렇지 않다. 멋있었던 것이 어떤 배우도 김 감독의 감수성을 못 따라간다"며 한 일화를 공개했다.
성동일은 "영화 '국가대표'를 찍을 때 일이다. 김 감독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즐긴다"라고 흥미로운 말을 시작했다.
이어 "슬픈장면이 나오면 자기가 울기 시작한다"며 "배우들도 감독이 컷을 해야 되는에 컷을 안 하니까 어찌 할 줄 모른다. 김감독이 컷을 못해서 조감독이 옆에서 대신 컷을 한다"고 김 감독의 감수성을 설명했다.
성동일은 "처음에는 '왜 그러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슬픈 장면이 나오면 '또 울텐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모니터 뒤에서 김 감독이 울고 있으면 모두가 피해준다. 그리고 10~15분 정도 지나 김 감독이 감정을 추스르면 음악을 틀고 커피 한 잔을 하면서 분위기를 다시 만든다"고 김 감독이 눈물을 흘릴 때의 대처법도 전했다.
한편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가 성충수(성동일)을 만나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가 돼가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이다. 다음달 17일 개봉한다.(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한국경제TV 김지은 기자 kelly@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