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첫 단추 경남·광주銀 매각 ‘삐그덕’

입력 2013-06-19 09:17
<앵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이 정치적인 문제와 인수주체 부재 등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새로 거론되는 인수 주체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어 매각이 오리무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은행은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그 누구에게도 줄 수 없을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거친 금융권 고위 인사가 기자에게 건넨 언급입니다.

우리금융민영화의 첫 단추인 계열 지방은행 매각이 순탄치 않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부산은행이 경남은행 인수에 한발 앞서는 모양새였지만 BS금융의 지배구조 문제 등이 불거지며 대구은행과의 공방전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권 고위 관계자

“지배구조 엉망인 BS금융에 왜 주냐? 식의 근거, 빌미줬기 때문에 (경남은행 인수) 변수다“

이장호 회장의 사퇴 등 관치논란 속에 부산의 민심이 차별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거세지고 있어 자칫 대구은행으로 경남은행이 넘어갈 경우 특혜 시비마저 불거질 태세입니다.

광주은행의 경우 인수주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전북은행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데다 지역상공인과 중국 쪽으로의 매각은 성사 자체가 희박합니다.

이렇다 보니 매각이 시급한 당국으로서는 그나마 여력이 있는 신한금융 또는 하나금융 쪽으로 의중이 기울 수 있다는 금융권 안팎의 예상이 설득력을 얻을 정도입니다.

하나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인수로 인한 부담이 여전한 만큼 신한금융이 매각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금융권 고위 관계자

“경남과 경북 정서에 대해 알지 않느냐..끔직한 수준이다. 부산과 경남간 정서 이야기 나오는 데 정부 입장에서는 신한금융에 줄까 하나금융에 줄까 그러면 경남 정서 확 달라질 것”

하지만 지방은행 인수 주체로 언급되는 해당 금융사는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경영환경 악화로 비용절감과 채널 정비를 요구받는 마당에 이사회의 승인을 받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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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

“신한 같은 경우 올해 전략적 비용절감, 내부 효율성 강화 이런 쪽에 업무를 중심적으로 하고 있는 데 (광주은행 인수 참여 등) 그 부분 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기 좀 그렇다”

인수 여부에 따라 지방은행 경쟁사간 구도에 미치는 판세변화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다 첨예한 지역갈등, 새로 거론되는 인수주체의 발뺌 등이 얽히면서 선거 이슈 이후로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칫 정부의 방안은 방안대로, 민영화는 민영화대로 오리무중이 되고 후유증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 등 지방은행 매각의 ‘새판짜기’는 시작부터 꼬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