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김용환)은 세계 조선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을 돕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5000억원 늘어난 총 4조원의 선박제작금융을 올해 지원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최근 세계 경기 불황으로 해외선주들은 선박 건조대금을 가급적 나중에 지불하는 이른바 ‘헤비 테일’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은 배를 건조하는 기간동안 제작에 들어가는 자금을 자비로 부담하거나 선박금융기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금융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조선업체들의 맹공세와 엔저효과로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는 일본 조선업체들과의 경쟁도 국내 조선업체들로선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이런 국내 조선업계 사정을 감안해 이번에 선박제작금융을 크게 확대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7일 추가경정예산안 배정을 통해 수출 중소·중견기업, 조선업 등 취약산업의 지원 확충 명목으로 수은에 800억원을 출자한 것도 선박제작금융 확대에 일조했습니다.
수은은 지난 4월 기존 외항선박구매자금, 중고선박구매자금, 포괄수출금융 외에 ‘외항선박운항자금’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외항선박운항자금이란 국내 해운사가 용선주와 장기간의 운항계약을 맺고 배를 운항할 때 생길 미래의 운송료 수익을 담보로 운항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수은 관계자는 "우리 조선업체들이 앞선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힘쓰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의 조선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조선업체들이 선박 제작에 필요한 자금 걱정 없이 수주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제작금융 지원액을 크게 늘렸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