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주의보’ 동시간대 1위… ‘오로라공주’ 누른 시청률 상승 이유

입력 2013-06-10 18:32
수정 2013-06-10 20:09


▲ ‘못난이 주의보’ 동시간대 1위 (사진 = SBS ‘못난이 주의보’ 캡처)



‘못난이 주의보’가 일일드라마 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일 방영된 15회분은 경쟁드라마 ‘오로라공주’를 앞서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SBS 일일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임주환(공준수), 강소라(나도희) 등 젊은 배우들의 대거 출연에 일일드라마로서는 한층 젊어진 신선함이 분명 큰 몫을 하고 있다. ‘못난이 주의보’는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10, 20대까지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시청층을 창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이 젊은 배우들의 캐릭터가 드라마상에서 익숙한 젊은이들의 캐릭터들과는 차별화하고 있다는 데 인기 비결이 숨어있다. 어수룩하고 한 없이 착해빠진 바보 같은 ‘못난이’ 공준수. 하지만 자신의 삶에 누구보다 정직하고 당당한 멋진 남자다. 가진 것 없어 잃을 것도 없는 그는 꾸미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공준수와는 전혀 다른 배경의 또 다른 주인공 나도희. 재벌가 손녀로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엄친딸이지만 집안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는 자립심 강한 여성이다. 오로지 실력만을 믿는 그녀에게 꼼수는 없다. 자신의 학연, 지연, 혈연을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쉽게 출세하려는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도희의 등장은 신선하기만 하다.



여기에 베테랑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못난이 주의보’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중심을 잡아주며 깊이 있는 드라마로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그들의 역할 또한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화된다. 이순재, 천호진 두 톱 배우의 경우 재벌가 회장과 CEO로 나오지만 기존 드라마에서 등장한 재벌가 사람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BY그룹 나상진 회장역의 이순재. 그는 극중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엄격한 그룹 회장이자 며느리와의 알까기에서 결코 지지 않으려는 귀여운 꽃할배로 ‘두 얼굴’을 선보였다. 통상 드라마에서 흔하게 봐 온 재벌가 회장이란 골프장에서 나이스 샷을 날리는 캐릭터라면 나상진 회장은 접대라곤 질색을 하는 인물이다.



법정 다툼에 휘말려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공현석(최태준) 검사에 대해 알아보라고 김비서(임성민)에게 지시를 내렸지만 김비서가 공검사의 집안까지 조사해오자 불호령이 떨어졌다. 공검사에 대해서만 알아보면 될 것을 왜 남의 집안까지 들추어 내냐는 나 회장의 지적이었다. 꼼수나 잔머리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 회장이지만 평소에는 귀여운 꽃할배로 며느리와 목숨 걸고 알까기 대결을 펼치는 인간적인 모습에 시청자들은 폭소를 터뜨리고 있다.



천호진의 캐릭터도 색다르다. 천호진이 맡은 나일평은 딸보다 겨우 일곱 살 많은 아내 유정연(윤손하)에게 꼼짝 못하는 남편. 어떻게든 젊어 보이려고 피부과 의사 친구한테 찾아가 얼굴을 다 뒤엎어 달라고까지 말하는 인간적인 CEO다.



이런 대기업 집안에는 보통 재산 다툼이 있게 마련. 하지만 나일평은 동생 인숙(이일화)의 남편 신태일(김일우)을 몰래 챙기고 주식 배분까지 신경을 쓴다. 홀로 재산을 독식하려는 재벌가 총수들의 다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런 매형에 아무 것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지금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처남 신태일도 남다르다.



뒷목 잡고 봐야 하는 막장드라마와는 너무도 다르다. 보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보는 내내 정도를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가 ‘못난이 주의보’인 것. 결국 잘나고 못 나고는 얼마나 가졌느냐, 얼마나 출세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삶에 정직하고 당당할 수 있느냐가 아니겠는가.



오로지 정직한 노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한 남자의 대가없는 희생을 통해 진정한 가족애와 소통을 보여줄 힐링드라마 ‘못난이 주의보’ 16회는 10일 저녁 7시 20분에서 방영된다.





한국경제TV 와우스타 유병철 기자 ybc@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