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온몸으로 소통하라

입력 2013-06-11 09:40
[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30편. 온몸으로 소통하라

‘말로는 사람을 속일 수 있어도 몸으로는 절대 사람을 속일 수 없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의사전달을 할 때 말만 사용하지 않는다. 의사전달에도 시각적 요인이 분명 있고, 영향을 끼친다. 바로 전 세계 만국 공통어라고 하는 바디랭귀지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몸짓은 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몸짓이 언어와 결합되면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바디랭귀지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의사소통 수단이다. 먼 옛날 문자나 기호, 언어 체계가 없던 시절 우리의 조상들은 몸짓으로 서로 의사를 전달하고 전달받았다. 무성 영화 시절을 떠올려보자. 우리는 말 한 마디 없이도 배우들의 몸짓을 통해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몸짓언어도 우리에겐 중요하다.

특히 바디랭귀지는 우리의 무의식을 대변한다. 긴장할 때 식은땀을 흘리는 것, 초조할 때 손을 꽉 쥐거나 시계를 자주 보는 것, 거짓말 할 때 상대의 눈을 피하는 것 등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할 때가 있다. 비즈니스에도 이러한 바디랭귀지를 적절히 섞어서 사용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하에서는 중요한 바디랭귀지 몇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손으로 커뮤니케이션하라



손바닥을 편안하게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행위는 자신이 개방적임을 뜻하는 가장 보편적인 신호다. 손바닥을 드러내는 행위는 악수를 할 때뿐 아니라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방향을 가리킬 때에도 친근함과 적극적인 느낌을 들게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서류 내용을 설명하면서 중요 부분을 손으로 가리킬 때에도 손바닥을 드러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특정한 방향을 가리키거나 물건을 지시할 때에도 역시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손은 유일하게 첫 만남에서부터 사람에게 접촉 가능한 유일한 신체이며, 의도적으로 행하게 되는 첫 번째 몸짓이다.

팔짱의 의미를 파악하라



팔짱을 끼면 마치 자기 자신을 껴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상대방에게는 폐쇄적이고 방어적으로 보일 수가 있다. 팔짱을 끼는 몸짓은 몸에서 가장 소중한 심장을 지키기 위한 자세라고도 할 수 있다. 즉 현 상태가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는 몸짓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상대방이 팔짱을 끼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따라서 팔짱을 끼는 것은 때때로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 될 수도 있다.



긍정의 신호를 살펴라



사람들은 상대의 말에 수긍할 때 보통 머리를 끄덕이게 된다. 때로는 상대의 말에 꼭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주의를 기울여 듣고 있으니 계속 말을 하라고 상대를 격려하는 뜻일 때도 있다. 머리를 끄덕이는 것은 대화에 매우 관심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몸짓이다. 특히 어떤 말이 끝날 때마다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순수한 인정을 뜻한다. 하지만 무의식중에 고개를 끄덕이는 행동은 아주 작게 일어난다.



턱의 높이도 중요하다



턱을 들어 올리면 목을 똑바로 세우게 되고, 폐에도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며, 전체적으로 자세가 좋아진다. 턱을 올리고 정면을 주시하는 것은 결국 자신감을 표현하는 몸짓이다. 그러나 턱을 과도하게 들어 올리는 행동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턱을 너무 높이 들어 올리면 눈의 위치 또한 위로 올라가게 되어 상대를 바라볼 때 시선을 내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은 앞의 사람이 자신을 내려다본다고 느끼기 때문에 무시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턱을 너무 아래로 끌어당기면 고개가 숙여지고 어깨도 가슴 쪽으로 모이게 된다. 그러면 내장기관이 눌려 순환이 잘 되지 않고, 그 결과 목소리도 작아지게 된다. 또한 전체적으로 몸이 왜소해 보이며 방어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몸짓이 되어버린다. 좋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높지도 낮지도 않게 앞을 향해 턱을 똑바로 들고 있어야 한다.

무의식적 행동이 진심을 말한다



사람은 긴장을 하면 몸 속 조직들이 팽창하게 된다. 이때 코 안쪽 피부도 팽창한다. 긴장감으로 코 안쪽이 부풀어 오르면 간지러운 느낌이 들기 때문에 코를 긁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잘 표현한 것이 바로 피노키오다. 따라서 거짓말을 할 때 코를 긁적이는 것을 ‘피노키오 효과’라고 한다. 특히 코 안쪽이 부풀어 오를 때 코를 문지르는 행위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코가 가려울 때 긁는 것과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인다. 검지로 코 아랫부분을 문지른다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음이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불안하거나 초조할 때 엄지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물거나 입술을 뜯거나 한다. 이런 행동은 무언가 먹는 행위와 유사한 행위를 통해서 긴장감을 달래려는 것이다. 손으로 얼굴의 일부분을 만지는 것은 모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몸짓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입한다. 어렸을 때 누군가가 울면 따라 울고, 웃으면 따라서 웃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감정 공유를 활용하기 위해 TV 코미디 프로그램은 웃음소리를 넣거나 방청객이 웃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개인적 공간까지 공유하고 침범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상대방은 불안감을 느낀다. 살면서 타인과의 ‘거리 재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거리를 좁혔다 넓혔다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방의 개인적 공간으로 스며들 기회가 온다.

소통에는 늘 역지사지의 마음이 필요하다. 한두 번 보고 얼굴만 아는 사이일 뿐인데 지나치게 친한 척을 하며 가까이 다가왔을 땐 조금 불편해진다. 이는 존중과 예의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처음부터 너무 상대방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 자칫 예의 없는 사람으로 비쳐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