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 대출위탁법인은 감독 사각지대‥금감원 '강건너 불구경'

입력 2013-06-10 07:39
수정 2013-06-10 09:39
<앵커>

이처럼 농협은행이 대출위탁법인 관리가 허술한 것은 이를 견제할 마땅한 감독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솜방망이 징계도 대출위탁법인 업계에 만연한 검은 의혹을 키우는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근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새롭게 출범한 농협은행에 종합검사를 벌이면서 대출위탁법인에 제기된 의혹을 파악조차 못했습니다.

검사의 초점이 대출모집인의 불법영업 감시에만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금융회사가 대출위탁법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이라며 책임을 금융회사로 떠넘깁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감독원이 세부적인 직원 하나하나에까지 와칭을 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그렇죠?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런 건 딱히 소관부서를 따지려면 해당업권(금융회사) 검사부에서 조사나 검사를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농협은행은 내부적으로 대출위탁법인 관리와 관련해 조사의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감독당국도 금융회사도 서로 책임만 떠넘기면서 손을 놓고 있는 셈입니다. 농협은행이 대출자의 부담을 걱정하기 보다 거래업체만 감싸고 돌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기자>

“이처럼 관리가 부실한데 통제할 수단하나 제대로 구비된 게 없었습니다. 현재 대출모집인 관리는 뚜렷한 법제도 하나 없이 ‘대출모집인 제도 모범규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감원의 솜방망이 제재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금감원은 대출모집인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일부 금융회사에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경징계를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제재수위가 조금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제재를 하려면 명확한 근거와 법규에 의해서 해야 하는데 모범규준이라는게 내부 자체 기준이거든요. 그러다보니 그걸로 인해서 일신상에 영향을 주는 강한 조치는 조금 어렵다고..."

하지만 대출모집업계에 만연한 검은 거래의 의혹은 감독당국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대출모집업계 관계자

"5년 이상된 모집법인은 본점과 유착관계가 상당히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접대를 어떻게 했다하는 소리도 나오고..."

지난해 국내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34개 대출위탁법인이 거둬들인 수수료는 2천억원으로 제2금융권까지 합하면 연간 6천억원이 넘습니다.

감독당국의 무관심과 솜방망이 제재로 대출위탁법인의 그림자는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