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협지주 회장 후보군이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한 내부인사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외부인사가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단순히 인물 교체만으로는 제2의 신동규 사태를 면키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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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경영진이 잇달아 직을 내려놓으며 경영 공백상태인 농협지주가 차기 회장의 범주를 좁혀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막바지 회추위가 열리고 4~5명선의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내정에 돌입하게 됩니다.
농협은 사외이사들 조차 다른 금융지주와 같은 선상에 놓기 힘든 점을 인정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확실히 농협이라는 특수성 있고 일반 금융지주와 똑같이 하기 어렵다. 그것을 잘 아우를 수 있고 금융 전문성도 있어야 하고“
실적악화, STX문제, 전산사고 등 어수선한 농협의 중심을 잡아줄 인물이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안팎에서는 외부 출신인 신동규 회장의 전례가 있는 만큼 조직을 잘 알고, 100% 지분을 보유한 중앙회가 꼭지점에 있는 구조에 녹아들 수 있는 내부 인사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겉만 보면 ‘신경분리’ 체제지만 중앙회의 영향력이 금융지주 경영, 인사에까지 이르면서 내부 출신의 지주 회장 내정이 이뤄져야 이전의 불협화음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내부의 경우 신충식 현 행장과 다수의 전현직 신용부문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손사래를 치는 상황입니다.
물론 내부발탁이 연속성에서 최선이지만 승계환경이 조성됐느냐는 전제조건을 따진다면 조직에 녹아들 수 있는 외부인사도 고려해야한다는 시각도 비중있게 다가옵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중요한 것은 내부인이든 외부인이든 레거시(문화 특성)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레거시를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기존 노선 꾸준히 가져갈 수 있다“
엄연히 중앙회와 금융지주의 경영방식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인사가 내정될 경우 최악의 경영 상황에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입니다.
금융 CEO가 나름의 관점을 갖고 중앙회 지시에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된다는 점에서 힘이 실린 관료출신 외부 인사가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고위 공무원은 정치권과 다 연이 있고 컨트롤 하는 것 배워 왔기 때문에 농협지주 중앙회의 정치력도 보통은 아니지만 외부 정치력 힘을 빌어 방패막이 될 수 있고”
단순 인물교체에 그칠 경우 제2의 신동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추위가 중앙회와 외부의 입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 있어야 한다는 쓴소리도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국 농협지주의 차기 수장은 정부의 관여 수준에 따라 다음주 쯤 중앙회 입맛에 맞는 내부 인사냐, 중앙회와 거리를 둘 수 있는 힘 있는 외부 인사냐로 판가름 나게 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