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신보 <V> 발표… 실험적 사운드 돋보여

입력 2013-05-24 12:52


▲ 이승열 신보 <</SPAN>V> 발표





[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한국 모던락의 거장 이승열이 신보 앨범 <</SPAN>V>를 선보인다.



23일 정오를 기해 공개된 이승열의 신보는 지난 3집 ‘Why we fail’에 이어 1년 9개월만이다. 이번 앨범은 정규앨범의 형태를 취하고는 있으나 넘버링을 하지 않은 <</SPAN>V>로 칭한다.



그만큼 이승열은 이번 앨범에서 어떠한 형식과 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적 자유를 탐구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콘셉트는 공간을 울리는 소리, 즉 울림을 음반에 충실히 담은 것이다. ‘스튜디오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합주한 것을 레코딩 했을 때 공연장의 공간감을 구현할 수 있는가?’가 이번 앨범을 제작함에 있어서 이승열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집중 한 부분이다.



그런 공간을 구하기 위해 여러 곳을 수소문했고 최종적으로 벨로주를 선택했다. 지난해 네 차례의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는 점, 거기서 느꼈던 울림이 좋았다는 점이 주요했다. 이번 앨범 <</SPAN>V>의 성격을 드러내는 대부분의 음악은 벨로주에서 녹음을 마쳤다.



앨범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이국적인 사운드와의 접목과 조화다. 국내 음반에서는 최초로 베트남 전통악기 dan bau(단보우)를 사용하여 앨범 전반에 이국적 느낌이 흐른다. 우연히 라디오를 청취하면서 접한 단보우라는 악기에 매료된 이승열은 그 연주자인 Le Hoai Phuong(이하 프엉)을 직접 찾아가 콜라보레이션을 제안했고 이를 본인의 음악에 접목하여 새로운 사운드를 탄생시켰다.



수차례의 실험과 공연을 통해 발해된 단보우의 매력이 앨범 전반에 몽환적이면서 사이키델릭한 느낌을 연출하며 이번 앨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앨범의 첫 트랙인 ‘minotaur(미노타우르스)’는 이국적인 요소 돋보이는 대표적인 곡이다. 모로코 국적의 Omar Sbitar(이하 오마르)가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의 일부를 프랑스어 원문으로 내레이션을 맡아줬다.



오마르는 이 곡 이외에도 수록곡 ‘개가 되고’에서는 아랍어 improvisation(임프로비제이션-즉흥연주)으로 동양악기인 단보우와 묘한 긴장감과 조화를 유지한다.



실제로 단보우 연주자인 프엉과 오마르는 이승열 밴드팀에 합류하여 라이브 공연을 소화해내며 앨범의 사운드를 온전하게 공연에서 재현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집 앨범 수록곡 ‘그들의 blues’(Feat.한대수)에 이은 블루스 연작인 ‘bluey’는 보컬리스트 장필순이 피쳐링으로 참여했으며 블루스에 대한 이승열의 갈망과 변하지 않는 열정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cynic’은 기타의 튜닝 사운드가 독특하여 듣는 이들로 하여금 이국의 전통 악기를 떠올리게 한다. 애초에 다음 앨범을 예고하는 곡으로 쓰여졌지만 앨범을 대표하는 타이틀곡이 되면서 ‘열린 엔딩’을 의미하는 곡이 되었다고 이승열 본인은 말한다.



앨범의 중요한 콘셉트가 ‘공간감을 담은 레코딩’인 만큼 이를 재현해 낼 공연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앨범 수록곡들은 이미 지난 3월 미국 오스틴에서 개최된 ‘South By South West 2013 쇼케이스’에서 현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오는 6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K-뮤직 페스티벌’ 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초청되어 한국 음악의 진수를 선보인다.



7월에는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이틀에 걸쳐 다시 한 번 공간을 울리는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승열은 이번 신보를 통해 다양하고 이국적인 사운드와 이를 전하는 방법에 대한 탐구, 언어 이전의 상태와 힘, 그리고 공명의 차원에서 음악적 탐구를 본격화 했다.



앨범 <</SPAN>V>는 형식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향한 그의 음악과 철학을 담은 역작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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