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어제 우리증시는 상당히 힘든 하루를 보냈고 이번 한 주의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개장 초 상승 출발을 했지만 결국 뒤에서는 항상 하락이었다. 일주일 내내 전강후약이었다. 특히 어제는 시점부터 연준 출구전략에 왼쪽 뺨을 맞고 장중 중국 PMI에 오른쪽 뺨을 맞아 얼얼한 상황이었다.
중국 HSBC PMI가 얼마나 어떻게 안 좋게 나온 것인지 알아보자.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도가 좋지 않고 조작의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HSBC PMI는 민간 경제지표다. HSBC PMI는 어감상 굉장히 과학적인 느낌을 주지만 각 기업 구매담당자에게 전화나 설문을 통해 개인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어떻냐고 물어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이 절반이 넘으면 PMI 지수 50 이상의 경기확장으로 해석하고 별로라는 사람이 절반을 넘으면 PMI 지수 50 미만의 경기 위축으로 본다.
어떻게 보면 심리지표라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PMI 지표 자체에 대해 일회성으로 보고 있다. 생각만큼 PMI라는 지표 자체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 제조업 PMI가 이번에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50 미만을 기록하면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당연히 아시아 증시와 구리, 금속 같은 경기민감 상품시장을 뒤흔든 악재가 됐다. 중국 PMI 지수는 어떻게 보면 상하이 지수와 비슷하다. 저점 확인을 힘들게 3~4번 한 뒤에 겨우 반등 중에 있었는데 그것이 갑자기 꺾여 조금 불길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세부항목을 보자. 신규주문, 고용, 미출하 재고, 원료구매 등 거의 모두가 감소하고 있다. 모든 항목은 결국 다 연결된 것이다. 신규주문이 줄어드니 재고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으니 고용도 줄어든다. 그런 상태에서 원료구매도 줄여놓는다. 그런데 약간 꺼림칙한 것은 방향성이 우상향에서 우하향으로 뒤집힌 것이다.
여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보자. 어제 일본증시 7% 넘게 폭락했다, 급락했다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의아한 점이 있다. 정작 본토의 반응, 상해지수를 보면 1.13%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격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닛케이 지수다. 하루 만에 7.32%가 빠졌다. 일본의 휴장시간인 12~1시에 멈춰있다가 오후 장 개장하자마자 그대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고 있다. 3시간 만에 낙폭이 1000포인트 이상 있었다. 그래서 아베노믹스의 역습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일본 현지의 반응은 어떤지 니혼게이자이 신문 1면을 보자. 어제 닛케이 지수 7% 넘게 급락한 것에 대해 어떻게든 진화하려고 하고 표정관리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일단 어제 급락은 중국 PMI도 있었지만 일본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닛케이 지수 최근 14000 넘어가면서 급하게 올랐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그리고 한때 월가에서 문제가 제기됐었던 HFT, 방향성이 한쪽으로 강력하게 잡히면 호가를 가지고 시간차 공격으로 엄청난 물량을 실으며 방향성을 더 확대하는 초고속 시스템 매매도 낙폭 확대에 기여했다. 그렇지만 결국 이 같은 어제의 낙폭은 일시적이라는 견해도 있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하지만 어제의 경우 일본증시도 많이 급락했고 우리나라도 힘들었는데 오늘 밤에 미국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를 보면 진정한 승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생각보다 의연했다. 로이터 통신을 보자. 이번 중국 PMI 급락에 대해 시진핑 정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 정부 당국의 경기부양 의지를 자극할 것이라는 차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작 시진핑 정부는 공산당 색깔이 아주 짙은 사람이다. 성장보다는 분배, 빈부격차의 해소를 통한 사회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중국 PMI 급락은 개별이슈로 볼 것이 아니라 중국 2분기 GDP 부진한 상황을 예고하는 경고싸인인 만큼 만약 중국경제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 7%에 미달할 정황이 커진다면 그때는 나서지 않겠느냐.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분배는 잘 되고 있는데 성장은 뒷전에 두고 분배 시스템을 확실히 갖춘 후 성장을 밀고 올라가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중국 PMI에 대해 미국의 반응이 의연했던 이유를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보자.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금융이나 경제를 공부한 학생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회사 중 하나다.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 캐나다 중앙은행장, 각국 중앙은행장 대부분은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그래서 회전문 인사라는 말도 있다. 이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이번 주초에 나온 뉴스에서 2006년에 매입해 최근까지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의 자금규모 중국 공상은행 지분을 갑자기 전량 매도했다는 뉴스가 이번 주초에 있었다. 어제, 즉 3일 만에 갑자기 중국 PMI가 박살나니 월가에서 골드만삭스는 역시 무엇인가 알고 있지 않았느냐며 설왕설래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의식했는지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랑페인 회장이 인터뷰를 했다. 수익을 많이 보고 팔 때가 되어 판 것이지 중국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좋지 않게 보거나 입장 선회가 아니다. 앞으로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중국투자를 계속할 것이고 지금도 비중이 큰데 계속 이것을 유지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이 PMI는 일시적일 수 있다, 심리지표로 더 이상 확대해석은 말자고 투심이 형성됐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오늘 국내증시 외국인 대응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가매수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MSCI 한국지수는 코스피 지수에 비해 뒤져 있었지만 어제의 경우 하락하면서 갭을 메우는 상황이었다. 오늘도 역시 크게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일본증시와의 롱숏은 잠깐 잊자. 과연 일본증시가 어제 7% 낙폭에서 얼마큼 회복하면서 출발하는지에 따라 우리나라도 아시아 증시 전반적인 외국인 투심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