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일베회원 표창장 주고 특강 초청‥"초록은 동색?"

입력 2013-05-21 11:52
국가정보원이 보수성향 인터넷 사이트인 일베 즉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에게 안보 특강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일간베스트저장소 홈페이지>

20일 일베 회원 일부가 인터넷에 공개한 국정원 초청장에는 "북한 대남공작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에 보답하고자 오는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국정원 초청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또 참가를 희망하면 지난달 26일까지 '회신하기'를 클릭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참석이 어려울 경우 다음 달 안보 특강에 참석하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간첩 검거·111 신고 등 국가안보에 기여한 사람들을 격려하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특히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누리꾼들이 많아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보안 유지 차원에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대받은 일베 회원 중 일부는 국정원 직원의 전화번호, 안보 특강의 내용까지 상세히 올려 국정원 보안 사항의 누출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보안 사고"라고 인정하면서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일일이 따라다니며 막을 수도 없고, 실시간으로 추적해 글을 삭제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사진 = 일간베스트저장소 홈페이지>

21일 '행동하는 욕심'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표창장 사진에는 "귀하는 평소 맡은… (중략) …왔으며, 특히 국가보안 업무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이에 표창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2010년 12월 15일 국가정보원장 원세훈'의 이름이 적혀 있다.

표창장 위에는 국가정보원 마크가 있고 '제175호'로 상장 호수까지 찍혀 있다. '행동하는 욕심'은 "자신은 현역 국정원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현재 일베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와 관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 스스로 일베의 배후임을 인증한 것"이라며 안보 특강 초청을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초록은 동색인가? 일베의 회원을 초청한 국정원의 초장장. '국정원과 일베'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국정원이 일베 뒤를 봐주고 있구나"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