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코스피 강세장 위협요인 점검"

입력 2013-05-21 11:33
수정 2013-05-21 15:10
마켓포커스 1부- 집중분석

신한금융투자 이경수> 상반기에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지만 하반기에는 우상향 추세의 강세장을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 예상밴드는 1900~2250포인트로 본다. 그동안 지루한 박스권에서 하반기에는 벗어날 것으로 본다.

세 가지 조건으로 첫 번째는 달러 공급 환경이 유지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증시는 쇼크 우려보다 역사적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마지막 조건으로는 한국증시를 포함한 이머징 증시가 현재와 같은 디커플링에서는 상당히 완화되는 디커플링 갭을 줄이는 형태의 시장이 나올 것으로 본다.

동시에 진행된다기 보다 그럴 가능성이 생기고 그것이 만약 발현된다면 예상 시나리오가 다 맞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런 요인들이 생기면 전망이 바뀔 수 있다. 첫 번째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중 어느 하나가 나오더라도 시장은 안 좋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보자면 미 국채금리가 하반기 중에는 올라가면서 채권에 있던 돈이 주식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 것이 상승의 기본적인 근거다. 금리의 상승이 경기가 좋아져서 그것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물가가 오른 것을 반영해 금리가 올라가면 논리에도 맞지 않고 주식시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가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엔화 약세 국면에서 미국 생산자 물가가 오히려 더 빠지더라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우려하는 인플레이션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 그 이유는 엔화 약세란 결국 반대로 이야기하면 달러 강세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 국면에서는 수입물가가 싸게 들어온다.

결국 그 물가가 생산자 물가에 투입되다 보면 생산자 물가도 전부 엔화 약세 국면에서 낮게 나왔기 때문에 인플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엔화 약세 국면에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

사실 지금은 인플레보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조금 더 크다. 상반기에 보면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 가격이나 구리 가격이 다 하락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큰데 그 가능성도 낮게 본다. 과거 경기침체기에서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회복되는 구간에 명목 임금이 줄어든다.

자신의 월급을 낮춰서라도 취직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임금이 낮아지면서 실업률이 떨어지는 것이다. 명목 소득이 떨어지다 보면 물가도 같이 떨어지게 되는데 지금 확연하게 다르다. 명목 임금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 굳이 월급을 낮춰서까지 취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과거에 비해 미국의 실업자 복지 대책이 상당히 좋아졌기 때문에 굳이 월급을 낮춰서까지 취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명목임금과 실업자 복지대책이 유지되는 한 과거의 경기침체기만큼 디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은 없다. 그러므로 물가가 크게 오르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 미니 골디락스의 안정적인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이는 주식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이다.

일본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굉장히 외줄타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금 자산들이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 부분이 극대화되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 그 중 일본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인지하고 있듯 일본의 국가부채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214%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가 굉장히 높은 상태다. 또 재정수지도 GDP 대비 -10%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 자체를 보면 재정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자비용이 오를 경우 두 비용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다. 특히 일본의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국가 정부에서 감당해야 될 이자비용 부담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 국채는 국내에서 90%를 소화하고 외국인은 10%도 안 된다.

만약 일본의 국채금리가 오르면 일본 금융기관들의 국채평가 손실이 엄청나게 나오기 때문에 금융기관 부실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채권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이 같이 오르는데 BOJ에서는 인플레 2%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2%로 갔을 때 국채 10년물 금리가 1.5~2.2% 정도 된다. 그러면 지금보다는 100bp 정도 오르는 것이고 이자비용 부담이 최대 150bp가 오르고 1.3조 엔까지 오른다.

만약 일본정부가 원하는 대로 경기가 회복되어 세수가 이자비용보다 더 많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일본 재정수지는 굉장히 악화될 수 있고 일본 정부는 상당히 부담에 노출될 수 있다. 2007년, 2008년 미국 쇼크에 의한 일본발 쇼크에 대한 이야기들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가게 된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위험요인은 모두 가능성이 낮다. 이것이 가능성이 높았다면 시장을 우상향으로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완벽한 예상 시나리오는 없기 때문에 위험요인으로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로화가 어느 쪽이든 박스권을 이탈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지켜냈던 유로화는 달러유로 기준 1.2~1.45의 박스권이다. 1.2는 유로위기가 재차 계속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켜냈던 선인데 만약 이 밑으로 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구조적인 리스크가 또 한번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을 줄여야 하는 신호다. 반대로 1.45는 QE가 종료됐을 때 지켰던 박스권 상단선이다.

이 위로 오르면 유로경기가 그렇게 좋은 상태가 아닌데 유로화만 강세로 가기 때문에 과거 일본이 경기가 안 좋은데 강세로 갔듯 유로경기의 역성장이 훨씬 더 심하게 나오면서 중국경기 회복도 무산되고 글로벌 경기회복 무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 껄끄러워진다.

특히 1.2 박스권을 깨는 시나리오에 대해 보자. 돈을 한 푼이라도 받은 재정취약국의 실업률을 보면 그 이후로 전부 급등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해서 졸라맸더니 실업자만 많이 나온 격이다. 중요한 것은 독일의 실업률은 떨어지고 있다. 우리만 힘들고 독일은 편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고 선거 때마다 좌파 정권이 승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독일이 9월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메르켈은 긴축을 이야기할 때마다 지지율이 올라간다. EFSF라는 임시기구가 종료된 6월과 9월 사이에 어떤 국가나 금융기관에 문제가 터졌을 때 이 둘 간의 이해관계에 의해 상당히 대립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되면 구제금융 등의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이 만약 터지게 된다면 유로는 또 다른 리스크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작년 연간 전망부터 IT 플러스 알파의 게임이라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면 IT는 변수가 아니라 거의 상수의 개념이다. 가장 싼 종목이기 때문에 운영을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팔 명분이 없다. 모든 포트폴리오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어떤 알파를 붙이는가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갈린다.

삼성전자가 싸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 대표적으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미국증시에 있었다면 지금 주가의 2배 이상 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국증시가 미국증시의 0.64배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의 현재 PER 밸류에이션은 20% 정도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주가를 보면 180만 원 정도까지는 무난하기 때문에 이것이 싸다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곳에 갈 수 없다. 그래서 계속 들고 가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알파를 어떤 것을 붙이느냐다. 시가총액의 27%를 차지하는 소재, 산업재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것을 들고 갈 것이냐, 들고 가지 않을 것이냐의 문제다. 그동안 계속 소재, 산업재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이야기했지만 하반기에는 사볼만 하다.

선순환 사이클상의 리바운딩일 것이고 특히 키 데이터로 중국의 PMI를 보고 있는데 51.6을 넘을 때 소재, 산업재의 주가가 반응한다. 이를 GDP 성장률로 따지면 8.1%다. 하반기에는 이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소재, 산업재가 선순환 사이클상에서 하반기에는 리바운딩이 가능할 것이다. 5, 6월에는 완전히 완승을 거둔 경기방어주에서 민감주로 이동하는 전략이 좋겠다.

투자자들과 계속 교감을 나눠 보면 민감주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많다. 그리고 실제 주가수익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투자수익률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처럼 완전히 우상향 추세의 호황 국면에 온다는 의미는 아니고 작은 사이클상에서 하반기에는 반등이 가능한 영역이 왔다. 아직도 의심스럽지만 하반기 정도는 신뢰를 가지고 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