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의 자산운용 책임자가 직무 관련 업체들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제공받고 주식을 부당매각해 군인공제회에 80억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12월 군인공제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증권운용본부장 직무대리 A씨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업체 2곳으로부터 1억6천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적발했다.
A씨는 공제회가 보유한 B사의 상환전환우선주 25만주를 상장 후 팔기로 한 공제회 이사회의 의결을 따르지 않은 채 상장 직전인 2010년9월 B사 대표이사가 별도로 설립한 C사에 매수자측 제시가격인 주당 3만9천원에 그대로 매각했다.
C사는 주식을 상장한 뒤 장내 거래를 통해 주당 7만1천원에 팔아 80억원의 수익을 얻었고, A씨는 이에 대한 대가로 B사로부터 자문계약 형식으로 1억2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A씨는 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 해외출장을 가면서 직무와 관련된 한 회사로부터 비행기 좌석 등급 업그레이드 비용과 호텔 숙박비 등으로 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감사원은 A씨에 대해 공제회에 파면을 요구하는 한편 검찰에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시중금리 대비 고율의 퇴직급여지급률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퇴직급여지급률을 조정할 것을 군인공제회에 통보했다.
공제회는 2009년 6월부터 퇴직급여지급률을 시중 금리보다 높은 연 6.1%로 유지하면서 건설 등 위험성이 큰 자산에 집중 투자한 결과 2010년 2천428억원, 2011년 3천53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각각 발생했다.
또 공제회는 2008년 주식매도청구권 행사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한 회사의 주식 200만여주를 매입하면서 50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가운데 투자금 200억원에 대해서는 매도청구권 행사를 유보하면서 담보 설정을 하지 않아 15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실도 감사원에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