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뇌관' 저축은행 또 무너지나

입력 2013-05-20 15:59
<앵커>

한동안 잠잠했던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업계 1위도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각종 비리와 불법 대출까지 판치면서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될 조짐입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거친 저축은행 업계가 다시 한번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의 살생부에서 제외된 저축은행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무더기 적자 상태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솔로몬저축은행의 퇴출로 업계 1위자리에 오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경우 상황이 심각합니다.

지난 1월에서 3월까지 4천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는 데, 계열사들도 수백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겁니다.

<인터뷰>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

"현재 금감원과 증자시기와 규모에 대해 협의중이다..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출채권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대주주인 일본계 SBI그룹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가피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SBI그룹주들이 된서리를 맞기도 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들의 경우 온갖 비리와 불법이 판을 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업계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상호저축은행은 결산 과정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고의로 잘못 계산해 부당하게 올렸다 적발됐습니다.

또 유니온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에게 수십억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주다 걸려 경고조치와 함께 3억원이 넘는 과징금까지 물게됐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행태가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 나타났던 사례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데 있습니다.

업계 1위도 수천억원대의 적자에 시달렸던 것, 그리고 대주주가 저축은행 자산을 쌈짓돈처럼 사용했던 점 등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감원이 저축은행들에 대한 감독기준을 다소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부실의 씨앗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