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용등급 'B-' 한단계 상향 영향은?"

입력 2013-05-16 09:25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데일리 이슈 리포트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14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B-로 한 단계 올렸다. 향후 신용등급의 변화를 나타내는 등급전망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과거 그리스의 신용등급 추이를 보면 2009년 초까지는 A등급이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재정위기로 인해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1년 8월에는 CCC로 떨어졌고 이번에 B-로 올라간 것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가 원활하게 차환되려면 적어도 투자등급이 BBB- 이상의 신용등급이 되어야 하는데 B- 등급은 최저등급을 갓 벗어난 것이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 대해 피치는 그리스 경제가 균형을 회복하고 있고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도 상당 부분 줄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의 정치 및 사회가 안정을 찾아가고 긴축 정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 구조적으로 단기간 내에 경제회복이 어려운 상황이고 생산, 고용과 같은 지수들이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제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피치는 올해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을 -4.3%로 전망하고 있고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은 특정한 나라가 발행한 국채의 신용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S&P, 무디스, 피치 같은 국제적인 신용평가사가 국가채무 상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고 있다. 예를 들면 해당 국가의 정치적 위험이나 경제 구조, 경제성장전망, 재정, 공공부채, 물가, 국제수지, 대외채무부담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해당 국가가 발행한 채권이 정시에 상환될 수 있는지를 AAA, AA, A와 같은 신용등급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용등급은 해당 국가채무의 상환 가능성만으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상한으로 해 그 나라에 속한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해당 국가뿐만 아니라 그 국가에 속한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유로화로 통합된 이후에 국가 재정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구제금융을 받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기존 A에서 CCC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신용등급이 B-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약 12~13년에 걸쳐 경제가 회복되어 2012년 8월에 AA-로 국가신용등급이 올라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신용등급이 오른 몇 안 되는 나라다. 유럽의 경우를 살펴보면 2011년 재정위기 이후 많은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피치 등급을 기준으로 보면 AAA를 유지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룩셈부르크, 스웨덴, 스위스 정도다.

프랑스도 AAA이지만 등급전망은 앞으로 하향될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AAA에서 AA+로 한 등급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했다. 아일랜드는 BBB+, 스페인은 BBB, 이탈리아는 BBB+, 포르투갈은 BB+와 같이 국가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유럽국가들의 신용등급은 재정위기로 인해 크게 하락했고 따라서 앞으로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진정되어야만 등급이 상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신용등급만을 보더라도 유럽의 재정위기는 아직까지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