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美 출구전략, 코스피 영향은?"

입력 2013-05-14 14:29
수정 2013-05-14 14:48
마켓포커스 1부 - 집중분석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우려감이 과도하지는 않다고 본다. 현재 엔화의 100엔대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지만 100엔대가 지난주 금요일에 가볍게 돌파되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충격이 불가피했다. 100엔 돌파에 대한 충격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흡수된 상황이지만 추가적으로 엔화가 더 빠르게 올라가게 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충격들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엔화가 약세로 보일 수 있는, 약세로 더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 부담스럽다. 첫 번째는 G20에 이어 G7이 지난주 금요일에 엔화 약세에 대해 암묵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한 바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논란이 가속화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소다. 그런 측면에서 당분간 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엔저의 우려에서 우리나라 증시가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엔 캐리란 상대적으로 고금리 국가에 투자하는 엔화 자금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제 단기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게 되면 일본의 저금리를 통해 엔화 자금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나라 주식이나 채권,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일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좋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계속해서 엔화가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오고 엔화는 원화를 다시 사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원화가 계속해서 강세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 부분이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의 부담 요인이다.

또 엔 캐리가 청산될 때 우리나라 시장에서 이탈해 가야 하는데 그때는 단기적으로 외환시장에 급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시장에 부정적이다. 엔 캐리의 규모를 예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재무성이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장으로 282억 원 정도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000억 원 정도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엔 캐리가 지속될 수 있는지 여부다. 엔화 약세가 계속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면 엔 캐리 자금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엔 캐리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자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대응능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확대될수록 우리나라 시장에는 장기적인 변동성 요인이 된다.

중국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단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이나 소매판매는 3월에 비해 숫자가 나아졌다. 그렇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다소 못 미친 결과였다. 결국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 모멘텀이 강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중국의 국내 수요도 부진하고 투자 또한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현재 경제 구조를 바꾸려고 하는 상황인데 이 속도가 너무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중국 산업설비에 과잉산업, 과잉투자가 많이 되어 있는 것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경제가 계속해서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적극적으로 경제정책 자체를 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꾸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단기적으로 중국경제가 우리나라 증시에 강력한 모멘텀이 되기는 어렵다. 오히려 장기적인 흐름에서 중국경제가 내수 중심 성장으로의 전환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하반기 이후에나 우리나라 시장에 다소 온기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았다. 그 이후부터 시작해 미국의 출구전략이 조기에 축소되거나 종료되고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난달 말에 있었던 Fed의 통화정책회의, FOMC 회의에서도 마찬가지로 양적완화를 확대할 수도 있고 축소할 수도 있다고 두 가지 방향을 모두 열어놓은 상태다. 미국경제의 강한 모습을 보며 양적완화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시장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 또는 종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현재 미국정부가 목표로 했던 실업률 6.5% 달성은 올해 내에 불가능하다고 본다. 빠르면 내년 초반에나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양적완화를 축소하거나 종료할 만큼 미국경제가 굉장히 강하다고 보기도 아직은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ISM 제조업이나 비제조업 같은 제조업 경기에 대한 기업 활동들이 굉장히 빠르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양적완화가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약간 변동성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좋게 보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경제가 그동안 재정과 관련된, 금융위기와 관련된 수렁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는 가장 중요한 시그널이 양적완화의 종료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측면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변동성 요인으로 봐야 한다.

상반기까지는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방향성을 위쪽으로 잡을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상반기에 굉장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로 가면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두 번째로 국내경기에 대한 부양책과 금리인하 효과도 시차를 1, 2분기 정도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엔화 약세가 계속해서 부담 요인이라고 언급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100엔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속도가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점이다.

연말까지 104~105엔 정도를 예상한다면 추가적인 엔화 약세에 대한 부담은 그렇게 강력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상반기까지 증시는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갇혀 있을 것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기대감은 살아나고 안개는 걷히는 과정이 전개될 것이다.

확실성을 감안한 전략이 당분간은 필요하다. 저가 매력보다는 기업실적 개선과 같은 뚜렷하게 보이는 측면을 중시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IT, 통신, 유통, 내수소비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겠다. 소재와 산업재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기술적 반등을 넘어 기조적으로 상승하기에는 아직 대외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단기매매 전략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