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두산베어스는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패라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두산베어스는 강했다. 하루만에 설욕했다. 그 곳엔 베테랑 고참들이 있었다.
두산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1-2 대승을 거뒀다.
전날 4회까지 11-1으로 앞서다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9회말 12-13, 끝내기 패배를 당한 걸 되갚아 줬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바로 베테랑 고참 선수들이다.
두산 육상부을 이끄는 1번타자 '이종욱', 두목곰이자 영원한 해결사 '김동주', 거포 '최준석' 등이 오랜만에 주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욱과 최준석은 6타수 4안타 3득점 1타점을 나란히 기록했다. 최준석은 홈런도 터뜨렸다. 김동주는 5타수 3안타 불방망이를 뽐냈다.
특히 이종욱은 1회 도루를 성공해 육상부장의 면모를 과시했고, 김동주는 기회때마다 주자를 불러들이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부상으로 주전 출장한 지 오랜만의 경기였다. 하지만 위기의 팀 분위기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달랐다.
여기서 두산 '화수분 야구'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두산은 김진욱 감독 부임 이후 모든 야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주전과 백업 선수의 개념도 모호하다.
매 경기 타순이 바뀌고, 수비 위치도 바뀌는 등... 가장 큰 문제는 주전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 덕분에(?) 부상이 예년과 비교해 잦아지고 있다.
두산베어스 구단이 추구하는 '화수분 야구'는 절대 '실험 야구'가 아닐 것이다.
훌륭한 백업 선수를 키워 주전에 올리는 것은 맞지만, 주전 선수들이 불안정한 투입으로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백업 선수들을 잘 키워 전진 배치하고, 베테랑 고참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돼야 상대팀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
주전급 백업 선수들만 가득하고, 두산의 프렌차이즈 선수들은 벤치를 지킬 경우 신생팀과 다를 게 없다는 뜻이다.
이제 두산 감독 및 코칭스테프는 '실험 야구'는 스프링캠프에서, 개막 이후에는 '화수분 야구'의 본 취지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