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입이 국가 망신을 저질렀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얘기다.
9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방미 수행중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
이와 관련 미국 워싱턴DC 경찰당국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범죄 의혹'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주미 대사관이 인턴으로 채용한 20대 동포 여성과 술을 마시다가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는 내용이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1981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윤 대변인은 코리아타임즈, KBS, 세계일보, 문화일보 등을 거쳐 30년간 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당선된 직후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다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입성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대선기간 정치 논객으로 활동하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보수 성향 인사들을 '창녀'로 표현했다.
또, 당시 안철수 후보에게 '더러운 장사치'로 표현하는 등 이른바 '막말' 논란을 일으키며 수석대변인 발탁 당시부터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부적격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앞서 인수위 시절에는 1인 기자를 자처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영양가 없는 내용이니 신경 쓰지 말라”, “영양가가 있느냐 없느냐는 대변인의 판단”이라며 독단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업무 연속성과 함께 오히려 '보안'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부합한다는 등의 이유로 김행 대변인과 더불어 박근혜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을 맡게 됐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첫 해외 방문 도중 성추행 의혹이란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되면서 결국 박 대통령이 임명 또는 내정한 현 정부 고위 공직자 가운데 '첫 경질 인사'로 기록됐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건 관련 "대통령의 입이 몸으로 사고를 냈다. 불통인사, 나홀로 인사에 따른 예고된 참사"라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을 단독수행하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방미 성과에 오점을 남기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방미 성과를 토대로 국정운영에 탄력을 기대했던 새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부적절한 인사가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