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외화유동성 문제가 아시아 금융기관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어 회장은 9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아시아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아시아 은행들의 경우 자본금이나 유동성이 양호하다 하더라도 기축통화가 없어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들의 차입여력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선진국 은행들이 안정적 예수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아시아 은행들은 단기 외화차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위기가 오면 금융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지역의 실물경제 성장과 금융산업 성장의 불균형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현재 아시아 기업의 역내 무역비중은 50%에 육박하고 있지만 역내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 아시아지역의 GDP대비 포트폴리오 투자 비중 역시 미국과 유럽의 1/3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 회장은 아시아는 특히 국가별로 경제성장과 금융산업 발전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자금 잉여국에서 자금 부족국으로 자본이동이 가능하도록 역내에서의 자원배분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밖에 비은행과 자본시장 분야 발달의 미흡함도 문제점으로 언급됐습니다.
어 회장은 아시아 금융기관들은 변화하는 다양한 금융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은행뿐 아니라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등 비은행 부문의 금융경쟁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되는 IIF 아시아 CEO 서밋에는 국내외 금융회사 대표와 기관장 등이 참석해 아시아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와 역내 채권시장을 비롯한 자본시장 육성, 역내 금융거래 활성화 및 금융규제 개혁 등에 대해 논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