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기업 재무관리 강화...시장차입도 대상채무 반영

입력 2013-05-07 08:53
은행권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대기업에 대한 재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대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무분별한 투자 행위를 막기 위한 '주채권은행 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이르면 내달 은행연합회 준칙에 포함시킬 방침입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거액을 빌려줬음에도 자세한 재무 정보 등을 요청하면 해당 기업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과 다른 채권은행이 힘을 합쳐 해당 기업의 재무 및 지배 구조 등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투명성을 강화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대기업에 대한 채권은행의 정보수집방법, 은행간 수집정보 공유, 경영지도 범위 등에 대한 기준이 담긴다. 해당 기업의 경영 정보를 주채권은행과 다른 채권은행이 공유하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재무 현황 등을 은폐하거나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은행권이 공동으로 대출을 회수하는 강경 조치까지 포함될 예정입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웅진 사태를 통해 주채권은행의 관리, 감독 기능의 강화 필요성이 생겼다"면서 "STX는 주채권은행이 지속적으로 관리해왔으나 대기업의 경영에 대해 채권은행들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감독 당국은 주채권은행이 대기업 재무 관리를 잘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단행해 문제가 적발되면 제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내년 상반기부터는 재무 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 차입금도 주채무계열 선정 시 대상 채무에 반영됩니다. 기업이 회사채를 조달해 은행 빚을 갚고 주채무계열 관리 대상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주채권은행의 관리를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올해는 30개 재벌 그룹이 주채무계열사에 포함됐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40여개 정도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 변경은 금융위원회를 통해 규정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에나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