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미디어/MI Inc.)
[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직신’들의 과거, 그 미스터리 상자가 열렸다. 김혜수, 오지호, 이희준, 이들에겐 모두 그들만의 상처가 있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우리 모두의 상처였다.
지난 6일 방영된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11회 ‘누구에게나 상처는 있다’ 편에서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초딩멘탈 정규직 에이스 장규직(오지호), 그리고 착한상사 무정한(이희준)의 과거가 드러났다.
이날 방영된 미스터리한 주인공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의 다리가 공개됐다. 장류회사 와이장 식품의 전통 공연 ‘메주쇼’의 주인공 메주로 참여했던 미스김은 행사 스태프의 실수로 고추장 세례를 맞았다. 자리를 피해 다리에 묻은 고추장을 물로 씻어 내리는 모습을 지켜본 무정한. 미스김 다리 한 쪽의 커다란 흉터를 목격한 뒤 그는 얼굴색이 변할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비밀은 밝혀졌다. 무정한은 이날 미스김의 아픈 과거, 말 못할 상처를 직시했다. 6년 전 미스김 김점은 진미자(이덕희) 계장을 구하기 위해 대한은행 화재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치솟는 불길은 그녀의 다리로 옮아 붙었다. 다음날 신문엔 ‘비정규직 여행원 1명 사망’이라는 부고 기사가 실렸다. 이와 함께 무정한의 과거도 드러났다. 같은 현장에서 “비정규직 죽이는 비정규직 보호법 철폐”를 부르짖는 시위대를 진압한 전경 중 한 명이 무정한이었던 것.
초딩멘탈 에이스 장규직의 아픈 과거도 드러났다.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무엇이 그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자살은 그가 정규직 사원증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아끼는 사연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했다.
이렇게 밝혀진 ‘직신’들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다. 화마 속에 스러져간 소중한 생명, 그 생명을 구하지 못한 살아남은 자,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을 향해 곤봉을 휘둘러야 했던 청년들. 그리고 갑작스레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상황들. ‘직장의 신’ 11회는 우리 사회가 앉고 있는 문제들, 부조리하고 슬픈 현실의 치부를 드러냈다.
5회를 남겨둔 ‘직장의 신’.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유쾌한 동시에 더욱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특유의 유머 코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그리고 촌철살인 대사 등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우리의 현실을 거울처럼 비춰주며 시청자를 위로하는 동시에 시청자들도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응원하며 위로하는 진정한 쌍방향 소통을 이뤄냈다. 판타지나 과거 이야기가 아닌 이 시대를 담아내며, ‘직신’이 시청자이고, 동시에 시청자가 ‘직신’인 드라마로 결말을 향해 가고 있다.
한편 미스김의 아픔을 알게 된 정한과 미스김의 반전 매력에 자꾸만 빠져드는 규직. 두 남자 중 누가 미스김에게 한 발 더 다가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퍼즐 맞추듯 하나 둘씩 껴 맞춰지는 미스김의 비밀, 그리고 슬픈 과거. 오늘은 또 어떤 비밀일 밝혀질까. 미스김의 놀라운 반전은 7일 밤 KBS2 ‘직장의 신’ 12회에서 다시 한 번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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