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2부- 마켓리더 특급전략
NH농협선물 이진우 > 지난주 후반의 ECB의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인데 드라기 총재가 초과 지불준비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때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급락을 보였다. 키프로스 사태에 이어 유럽의 이른바 금융몰수시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제 돈을 다 뺏겠다는 분위기다.
논리는 그것이다. 지준으로 예치해 봐야 이자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할 판국이니 그것을 대출로 돌려달라, 시장으로 내보내라는 이야기이지만 당장 떠오르는 부작용은 오히려 현금 축장이다. 돈이 은행에도 가지 않고 침대 매트리스나 금고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드라기 총재는 큰 소리를 치고 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이른바 드라기 신공 3탄이다. 작년의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발언, 9월의 OMT, 이번 세 번째에 이르기까지 세치 혀로 시장을 가지고 놀고 있다.
미국의 S&P지수 차트를 보자. 1600포인트를 결국 넘었다. 다우지수가 장중 15000포인트도 살짝 올라섰다가 오늘 흐름은 종가 기준으로 15000을 넘을까 싶은 상황이다. 월간으로 봤을 때는 새로운 신천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강세의 뷰를 많이 보이던 사람들 입에서도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뉴욕시장 내 개인투자자들의 포지션 상황도 오히려 하락 조정에 비중이 크다는 이야기는 역설적으로 시장이 조금 더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고용지표만 좋을 수 있느냐다. 독일도 이런 상황까지 왔다. 종가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넘었지만 장중 고점까지는 못 넘어가는 상황이다.
미국이 소매판매도 늘고 ISM 제조업 지수, 서비스업 지수도 같이 가고 산업생산도 늘어나는 가운데 갔다면 모르겠는데 고용지표만, 특히 2, 3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확정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그렇게 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지표 추이를 쫓아가면서 시장 상황 내지는 경제상황을 진단하기 보다 이번에는 왜 이런 지표를 냈을까에 대해, 즉 정책당국이나 정부, 중앙은행들의 정치적인 의도를 읽기 바쁜 상황이다.
지표가 나쁠 때 시장이 올라간다면 연준이 돈을 더 풀 것이라는 논리이고 지표가 좋으면 QE는 잠시 뒷전으로 미루고 그만큼 경제가 좋아지기 때문에 오른 것이다. 반면 연준이 조금이라도 QE를 축소하거나 종료할 시그널을 보이는 순간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 그만큼 QE, 유동성의 힘으로 왔던 시장이다. 연준이 QE를 조금 더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이 도대체 얼마나 나쁘면 또 여기서 더 할까.
연준이 슬쩍 지표를 좋게 해서 미국이 한번 시장을 테스트했더니 괜찮은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증시는 지금 가고 있고 우리 증시는 1980이 여전히 기술적인 저항이며 2000은 심리적 저항이다. 이 부분을 이번 주에 돌파할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증시, 지수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업종 간, 종목 간 차별화가 되면서 지수의 오르내림이 투자자의 실제 손익과는 무관한 장이 되어 버렸다.
언론들의 톤도 그렇다. ECB뿐만 아니라 인도, 헝가리, 멕시코 등 이머징 국가까지 경쟁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는 우리도 그렇게 조치가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다. 지난 4월 금통위는 사실상 쇼크였다. 그만큼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가 높았다.
국채선물 차트를 보자. 지난 4월 금통위 당시 국채선물이 급락했다는 것은 금리 동결의 쇼크가 컸다는 의미이고 어느덧 4월 금통위 쇼크를 시장은 거의 극복했다. 오늘은 지난 주말 미 국채 가격의 급락을 반영하면서 밀리는 형국이다. 금통위 이전의 채널이 있다면 금통위로 금리가 급등하는 국채 가격 급락 이후에는 새로운 채널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굉장히 변동성이 큰 장이다. 지금 시장은 추세보다는 변동성 장이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수년 동안 5월이 늘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지금 김중수 총재는 최근 주말을 넘기는 과정에서도 한은은 할 만큼 했다, 작년의 2배나 내리지 않았느냐는 입장이다. 정책 조합이라는 의미는 한은은 할 만큼 했으니 정부측에서 무엇인가를 하라는 뜻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이른바 중앙은행과 시장 간 커뮤니케이션 매너나 전통 스킬에 따르면 이번 달에도 느닷없이 금리를 내린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 금통위 부분은 정부와 한은 간 불협화음이라는 것이 시장을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환율도 달러원은 1100원이 깨졌고 엔원도 1100원을 깨려는 상황이다. 우선 달러엔이 100엔을 넘지 못하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G20에서 엔저 용인이 두 차례나 나왔고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달러가 강을 보였는데도 100엔을 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100엔이라는 레벨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옵션 관련해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번 주에 100엔이 돌파되는지를 봐야 한다.
달러원은 1098원이 무너진 상황이라 파동을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다. 크게 1090원이 관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은 엔원이 더 중요하다. 엔원은 1120~1125원이 지난 10년의 평균치인데 이것도 깨진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외환당국이 뚜렷한 환율 관련한 스탠스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엔원 1100원, 달러원 1090원 정도를 두고 아래로 가자는 시장과 이를 속도를 천천히, 최대한 막겠다는 정부 간 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주다. 원래 월말, 월초에는 피곤한 주간이다. 시장에 신경을 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