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지배구조의 개선을 위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금융법학회와 한국은행은 3일 한은 본관 대회의실에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금융관계법 개선 과제'를 주제로 공동 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정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기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금융안정 강화 방안' 주제의 발표에서 최근 금융지주사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의 불협화음 등 금융기관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러한 불협화음은 지배주주가 없는 금융기관에서 사외이사의 본래 역할인 경영진에 대한 감독기능 역할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사외이사가 실질적으로 감독 할 수 있게 되면, 회장ㆍ은행장 등 대표이사가 모든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발생하는 권한 남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사외이사로의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이 집행임원 감독업무에만 전념하도록 하고, 회장 추천 등 다른 업무는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사외이사가 상법상 임기(3년)를 마친 후 중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포용 정책 노력 절실"
이어 두번째 세션에서는 금융소외자를 위한 금융포용(financial inclusion) 정책 노력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배준석 한국은행 금융제도팀장은 '금융포용과 중앙은행의 과제' 발표에서 “금융포용을 위해 정부, 중앙은행, 감독당국, 금융기관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금융포용이란 모든 경제활동인구가 대출, 저축, 지급결제, 보험 등 제도권 금융서비스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배 팀장은 “금융포용은 금융소외자의 후생 증진 이외에도 금융안정, 경제성장 등 사회 전체의 안정적 성장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이를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은행이 현행법하에서 수행할 수 있는 금융정책으로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총액한도대출과 같은 통화신용정책수단 활용, 금융표준화, 전자금융서비스 접근성 강화,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편의 제고 등을 꼽았습니다.
"금융기관 내부통제제도 개선 필요"
금융기관의 내부통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윤성승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기관 내부통제제도 개편 논의와 중앙은행에의 시사점' 발표에서 "현행 금융기관의 내부통제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못해 각종 금융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감독과 제재라는 수단보다 적극적인 보상에 의해 동기유발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개별 금융기관의 내부통제제도 효율성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등 관련 정책수단을 개발할 권한과 기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평가 후에는 등급이 높은 금융기관에 중앙은행이 각종 여수신 금리 규제나 담보대출 정책 등으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금융기관, 영리성·공공성 조화 이뤄야"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은 영리성과 공공성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습니다.
원동욱 우송대 교수는 '금융기관의 공공성과 영리성' 발표에서 "금융기관의 과도한 영리추구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금융기관의 공공성과 영리성이 적절한 수준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식회사인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사업구조상 공공성이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서는 금융기관의 공공성은 거의 무시되고 영리성만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흐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세계금융위기를 당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