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엔저 성토의 장"

입력 2013-04-18 17:00
<앵커>

아베노믹스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시간으로 19일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재무장관 회의는 일본의 엔저정책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엔화 약세로 수출 활로가 막혔던 주요 각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엔화약세 추세가 진정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은행이 지난 4일 시중 자금공급량을 2년 안에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2주 사이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로 풀린 일본 자금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으로 몰리면서 해당국의 통화·주식·채권가치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베노믹스가 우려했던 대로 신흥국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치자 각국 정부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요 20개국, G20재무장관회의는 엔화 가치 하락을 야기한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공방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 용인하는 입장을 취해온 미국이 처음으로 강하게 경고하고 나선데다 이번 회의 공동성명 초안에 엔저 견제를 염두에 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직접 일본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내용상 일본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대규모 금융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급락한데 대해 견제하는 취지라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웨인 스완 호주 재무장관은 회의에 앞서 "통화 가치 급등을 겪는 나라들에 많은 공감을 갖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에 직접적인 공감을 나타내면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촉발된 시장 부작용에 대한 논쟁을 예고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도 올해 세계 경제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유일하게 일본만 상향 조정했지만 엔저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같은 주요국들의 우려에 대해 일본 정부는 대대적인 금융완화 조치가 장기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국내 정책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엔저가 일본 수출기업에 날개를 달아준게 분명하다는 점에서 수출 경쟁국인 우리나라와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엔화 약세 추세가 진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내수부양을 위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추경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가파른 엔화 약세와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수출 둔화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 감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

증시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 추세가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휴지기를 가진다면 그간의 낙폭을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업종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