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심리다-①] 경제민주화 ‘양날의 칼’

입력 2013-04-17 17:10
수정 2013-04-17 18:20
<앵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방향성을 상실하면서 정책혼선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민주화 정책은 정치권이 정확한 개념 정립도 없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어, 졸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박병연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기업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위기 극복에 필요한 기업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힘들 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경제계는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을 따져보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

“경제민주화가 일부 필요합니다만 개별적인 입법을 통해서 강제하기 보다는 기존의 법을 통해서 불공정한 것을 개선할 수 있고, 다른 경우에도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것 같고요.”

정치권은 물론 정부조차 경제민주화의 명확한 개념과 지향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부 내에 경제민주화 정책을 일관성있게 끌고 갈 구심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책 추진 주체가 불분명하다 보니, 부처별로 그 때 그 때 분위기에 따라 설익은 내용의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법안입니다.

<인터뷰> 추광호 전경련 기업정책팀장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보면 모든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기업이 내부거래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일감몰아주기 같은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하겠다는 것은 과잉입법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이 무리하게 추진될 경우 박근혜 정부의 핵심 가치인 창조경제에도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기획조정실장

“시장의 창의성이 마련되고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조하는 게 창조경제라고 봤을 때 규제를 강화해서 기업을 옥죌 경우 기업의 창의성을 상당히 억제할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인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명확한 실행로드맵없이 임기웅변식으로 추진될 경우, 국정 난맥상을 초래할 것이란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