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에 대한 새누리당 내부 논란이 가열되면서 관련 법안 처리 속도도 더뎌질 전망입니다.
국회의 경제민주화 법안 심사를 놓고 새누리당 내에서는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선 때 경제민주화 공약을 입안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당 전반에서는 경제민주화 입법에서 '숨고르기'를 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명한데다 재계도 "경제민주화 탓에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민주당 소속 상임위 간사단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도 도를 넘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회 정무위에서 추진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상당수 뒷순위로 밀릴 전망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법'이 지난 9일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제민주화 법안들은 국회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재벌 총수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놓고서는 재계 반발에 극심한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아 이달중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대선공약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며 적극적으로 반박해 당내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경제민주화가 '기업을 죽이고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말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미리 선을 긋거나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부인하면 상임위의 자유로운 토론과 타협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