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삼성선물 정미영 > 환율이 굉장히 많은 변수들로 인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의 가장 핵심적인 변수는 북한 리스크다. 다른 대외적인 재료를 모두 무시하고 북한 재료에 따라 원화만 홀로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나타났고 그런 원화 약세 국면이 지난주에 정점에 이르렀다. 환율은 지난주 1145원 30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1140원대 부근에서 외국인들이 달러 매수에 대한 차익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수출기업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으면서 현재 1140원 대의 저항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후에는 위안화 강세나 미 달러의 하락, 북한과의 대화 시도, 미국의 환율 보고서 등 다양한 변수들이 어우러지면서 등락을 하고 있다. 어제는 미국의 환율보고서와 북한 리스크 완화 등의 두 가지 재료가 외환시장에 크게 작용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달러 매도에 나서며 1119원대까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뉴스에 나온 헤드라인 대비 엔화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강한 어조가 아니었다. 그보다 한국에 대해 상당히 까칠한 표현을 썼다. 반기 환율보고서에는 전반적인 외환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주요국의 외환시장 정책을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반적으로 중국과 일본, 한국, 대만에 대해 분석을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위안화 절상을 잘 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기조로 내용을 담았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지난 G20 회담에서 촉구했던 경쟁적 평가 절하를 자제하고 국내 내수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만 통화정책을 쓰라는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의 엔화 약세를 저지했다고 보기보다 전반적인 일본의 정책에 대한 담담하고 객관적인 평가로 내용이 이루어졌다.
한국에 대해서는 굉장히 거친 표현이 있다. 시장개입 데이터를 왜 다른 나라들은 공개하는데 한국은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시장개입은 이례적인 상황에서만 쓰라는 언급도 있었다. 한국은행 선물환 포지션 데이터가 IMF에서 공개되는데 이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마지막에 그래프가 위로 솟은 부분을 볼 수 있다. 작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한국은행 선물환 순매수 포지션이 208억 달러 증가됐다.
최근 3개월 간 70억 달러씩 매수한 것은 시장 개입으로 보이므로 이런 시장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내용이었다. 또 자본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자본규제는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쓰고 자본유입을 막거나 원화절상을 막는 용도로는 쓰지 말라고 상당히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오히려 환율보고서는 일본보다 한국에 대한 부분이 강조된 것으로 평가한다.
지난 2월 G20 회담이 굉장히 주목을 받았었다. 일본이 엔화 약세를 드라이브하는데 통화전쟁을 야기하는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발언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버냉키 의장과 미국 재무부 차관부터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며 당장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인정을 하면서 일본의 엔화 약세 드라이브가 더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다시 이번 주에 G20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미국 환율보고서와 더불어 환율에 대한 전쟁이라는 부분이 언론에서 많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기조는 엔화의 정책에 대해 선진국이 많이 용인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버냉키 의장이 하고 있는 대담한 통화완화 정책을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그 정책을 하면서 일본을 저지하기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IMF 총재나 ECB 총재의 경우 일본이 내수를 살리고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이해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도한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계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환율보고서에 그 내용이 담기는 것을 보면 미국에서도 기업체들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의 훼손 등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지를 반영한 것이지 전체적으로 일본의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제동을 거는 그런 식의 정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사상 최고치를, 환율로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중국 무역흑자가 잘 나고 있다. 경제성장은 둔화됐지만 수입이 둔화되면서 무역흑자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으로의 투자자금도 꾸준히 유입되는 점도 위안화 절상을 만드는 요인이다.
또 국제적으로 위안화의 위상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위안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도 위안화와 통화스왑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이렇게 위안화의 국제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위안화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위안화 절상 속도에 대해 상당히 컨트롤을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안화 절상 기조 자체는 외면하고 있다. 위안화와 관련해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그간 위안화 절상은 아시아 통화의 동반 절상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었지만 올해는 위안화만 절상됐고 다른 아시아 통화들은 모두 절하 국면에 놓여 있다.
기본적으로 달러화 강세, 중국 긴축정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의 성장 둔화 등이 아시아 통화에는 강세 재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세계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아시아 통화와 위안화가 괴리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에 대해 보자면 4월에 예상 외로 북한 리스크가 굉장히 부각되면서 1145원까지 환율이 올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1140~1150원은 만만치 않은 저항선일 것이라는 부분을 확인했다. 수급적으로는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마무리됐고 2분기는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시기다. 또 외국인은 꾸준히 우리나라 원화 채권을 사고 있고 일부에서는 원화 절상을 저가 매수로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에 1140~1150원은 강력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뚫기 힘든 레벨이다.
그렇지만 북한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글로벌 달러도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엔화 약세가 많이 진행되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성장률을 낮추는, 한국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춰진 부분으로 인해 원화에 대한 강한 선호도를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1100원 초반의 지지선은 강력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