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스크 상존..이머징마켓 수급 확대 변수”

입력 2013-04-10 11:16
마켓포커스 1부 - 집중분석



IBK투자증권 김순영 > 시장 리스크는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 북한에서 오늘 아침에도 뉴스로 나왔듯 함경북도와 강원에 미사일을 장착해 언제든지 쏠 수 있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만약 이것이 현실화되어 국제적인 문제로 발생한다면 시장의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일단 시장 자체, 글로벌 아이비에서도 이것이 그렇게 큰 전면전으로 번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일단 어느 정도의 바닥권 인식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이번 주에는 여러 가지 악재들이 남아 있다. 엔화 약세, 대북 리스크, 옵션만기, 중국의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 맞물려 지금까지 밀렸는데 일단 밸류에이션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다시 시장은 1분기 기업이익이나 밸류에이션 쪽으로 관심을 둘 것이다. 반등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가까운 이슈로는 어제 발표된 중국의 CPI다. 예상치 2.5%와 달리 2.1%가 나왔다. 중국 물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은 수입이나 수출지표가 나올 텐데 이 부분도 예상치보다 잘 나온다면 중국발 규제 이슈, 성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어 아시아로 묶여 있는 바스켓 관련 자금들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한미 간 차이만 보더라도 미국은 전고점을 넘고 최고치까지 올라간 상황인데 한국의 밸류에이션도 한번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미국에서는 고용지표 등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미국과 동조화가 된다면 한국증시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수급 측면에서 봤을 때 만약 미국의 지표가 꺾일 경우 상승 모멘텀이 감소하더라도 미국에 투자했던 부분에 대해 차익실현을 하고 이머징 쪽으로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부분도 남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은 한국증시의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1분기 기업실적을 보자. 국내 기업의 경우 지난주 금요일 삼성전자를 필두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익수정비율도 -57%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해 33% 정도로 올라온 상황으로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춰져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현 지수대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큰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의 밸류에이션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를 봤을 때 현재 미국의 경우는 12개월 예상 PER이 13.8~13.9배 정도이고 한국은 8.5배 정도다. 금융위기 이후 평균 수준은 3.19배 정도다. 그런데 지금은 평균 수준을 높게 넘어선 5.34배 정도이기 때문에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밸류에이션 차이가 축소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2010년에도 5.37%p까지 차이를 보이다가 다시 밸류에이션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을 계속 경험했기 때문에 과도하게 대외적인 악재, 대내적인 대북 리스크 등이 반영되면서 크게 벌어져 있다. 이것들이 축소될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업종별로 등락률을 살펴보자. 미국이 전고점에 올라온 상황인데 경기소비재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227% 정도 올랐고 금융주는 197% 정도 상승했다. 산업재, IT 순으로 상승한 것이다. 한국증시를 업종별로 봤을 때 경기소비재, IT, 헬스케어, 에너지 업종의 상승률이 컸다. 그러나 미국이 오른 만큼 한국증시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밸류에이션 갭 차이를 좁히면서 수익률 차이도 좁힐 개연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 이런 업종 중 저평가된 업종이라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약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지난주 BOJ 금통위에서 목표를 조기 달성하겠다며 2%를 제시했다. 그리고 50조 엔의 추가 양적완화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런 돈을 푸는 효과로 인해 엔화 약세는 계속될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급격하게 엔화 약세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수출 경합국인 한국의 경우 매력도가 크게 반감된 상황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일본을 롱하고 한국을 숏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엔화 약세의 속도 측면에서 조절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주 BOJ 금융정책회의 이후 엔화가 99.8엔까지 올랐는데 지금은 99.2엔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일본이 양적완화를 하는 이유 자체는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에서 최근 2월 무역지표의 경우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다른 주요국들의 포지션을 감안했을 때도 엔화 약세의 속도는 조절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의 한국증시 저평가가 완화될 수 있다.

금리 인하는 상반기 중 한 번 정도로 본다. 4월에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내수나 수출경기의 지표들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고 엔저의 영향도 큰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추경 예산에 대한 컨센서스를 10조 원 정도로 봤다. 이런 부분은 최근 상황을 봤을 때 더 많이 풀 수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과거 추경 예산을 했던 부분이 있다. 2013년부터 봤을 때 매수 주체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면서 증시가 오르는 영향이 있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경이 편성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과 미국 간 밸류에이션 갭이 축소된다면 한미 간 차이가 컸던 업종으로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그 중 특히 가격 메리트, 즉 저평가 영역의 업종은 시점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업종으로는 필수소비재, 경기소비재, IT, 유틸리티, 통신업종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IT는 최근 실적도 좋고 D램 가격도 반등하는 데다가 업황 개선도 맞물려 있어 긍정적이다. 소비재의 경우 국가 차원의 정책 방향이 중소기업, 고용창출에 포커스가 많이 맞춰져 있다. 이에 따라 고용이 증대되고 소득이 늘어나면 결국 민간소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재 업종을 긍정적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