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리스크에 코스피 디커플링 지속"

입력 2013-04-05 10:29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일본인들은 겉과 속이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구로다 신임총재도 관료형의 외모인데 어제 과감하고 무서운 발언을 많이 했다. 그와 관련해 미 증시도 올랐고 유럽의 ECB도 여기에 고무되어 다같이 양적완화의 기치를 높이 들어올렸다. 우리 입장에서 반길 일은 아니다.

요즘 국내 대북리스크는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 힘들어 보이기 때문에 오늘 같은 날은 글로벌 마켓나우를 짧게 하고 싶다. 왜냐하면 미국증시가 반등했다고 해서 우리도 반등할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에 우려가 되기 때문이다. 미 증시 마감브리핑부터 일본 이야기까지 살펴보겠다.

우선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전일 북한 리스크로 급락했던 미 증시가 하루 만에 다시 상승 반전한 것은 우리 증시에 나쁠 것은 없지만 제목이 꺼림칙하다. 어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신임총재가 처음 주재한 통화정책 회의에서 모두가 예상하던 일본의 양적완화를 더 크고 세게,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일본증시가 급등했고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그리고 그 배턴을 이어받은 어제 저녁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일본이 저렇게 나오는데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뒤로 간다는 스탠스로 기존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월가는 여기에 화답을 했다는 내용이다.

유동성 장세, 캐리 트레이드 등의 표현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세상에 없던 돈이 나온다는 차원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이든 상품시장이든 현물시장에서 나쁠 것은 없고 절대 호재로 봐야 한다. 이로써 연준, BOJ, ECB의 양적완화 연합국은 또 한번 굳건하게 연대를 과시했다. 대신 우리시간으로 오늘 밤, 미국시간으로 금요일 아침 발표를 앞둔 미 고용지표에 대해서는 결과가 좋으면 원래 좋은 것이니 호재이고 나쁘면 연준 양적완화로 때우면 되는 것이니 둘 다 결론은 어쨌든 호재라는 투심이 월가를 지배했다.

현지전문가의 시황을 보자. 오크 브룩 인베스트먼트 CEO는 어제 ADP 고용보고서나 오늘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그동안 미 경제가 확실하게 회복되고 있다, 회복세가 견조하다는 현실을 인정하기 위해 잠깐 숨어있었던 연준 비둘기파를 다시 자극했다. 미 증시는 이런 이유로 상승을 했다.

비둘기파가 그동안 잠깐 쉬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피곤해서가 아닌 현재 미 경제의 회복세가 아주 뚜렷하고 견조함을 증명하기 위해 양적완화 옹호론자인 비둘기파가 쉬고 있었는데 잠시 고용지표가 부진하니 비둘기파가 다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미 증시에 절대 호재로 작용했다. 예상도 좋지 않다 보니 비둘기파가 다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미 증시의 절대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보자. 어제 통화정책회의 후 바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신임총재는 기존 채권매입뿐만 아니라 부동산 리츠, ETF 등 직접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자산을 다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모두가 예상했던 수준의 양적완화를 완전히 뛰어넘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담보로 잡고 돈을 내주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전세계 시장을 놀라게 했다.

양적완화는 이미 5년 전부터 익숙한 표현이고 이제는 양적완화에 더해 질적완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엔화의 괜한 고평가도 싫고 해외 글로벌 자산들의 자산배분에 있어 안전자산 포트폴리오상의 엔화 수요는 전부 일본 주식 내지 채권시장으로 들어와 달라는 의지다. 양적완화에 질적완화를 더한 것이 의미가 크다. 이것 때문에 미 증시가 급등했다면 우리는 환율 차원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굳이 이를 환영할 이유는 없다.

대북 리스크가 어제 한창 뜨거웠던 상황이었는데 중국의 입장은 어땠는지 신화통신을 통해 보자. 이제는 방어나 소극적인 대응 차원이 아니라 먼저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존 캐리 미 국방장관은 최근 국회의원의 여러 위협과 도발, 언어도단 등의 행동에 대해 그 강도나 심각성은 다른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여차 하면 북한이 움직이기 전 선제 타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더 높은 강도로 압박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에서 다루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이 가진 스탠스, 어조, 데스크의 입장 등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남의 말을 에둘러 인용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신화통신 역시 압박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대북 리스크는 거의 8부능선을 넘어 벼랑 끝 전술에서 벼랑 직전까지 왔다.

MSCI 한국지수를 통해 우리증시의 외국인 동향을 보자. 외국인은 어제 상당히 많이 팔았는데 돌아설 수 있을지 가능성을 보자.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오늘도 그렇지 않겠다. 일단 어제 하락분을 후반영한 차원도 있지만 1.8% 하락, 게다가 어제 58선을 깬지 24시간 만에 57선도 깨서 56.87이다.

섣불리 외국인의 저가 매수,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증권사 애널리스트, 시황, 전문가들이 이야기할 때는 아직 아니다. 외국인의 시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 56.87이라는 수준은 외국인들은 1900이 깨져도 당장 매수할 생각이 없다는 투심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