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통화정책 주시, 장기성장주 관심”

입력 2013-03-29 09:29
출발 증시특급 1부 - 용환석의 펀더멘탈 투자



페트라투자자문 용환석 > 키프로스 사태의 가장 큰 특징은 예금자가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당초 구제안에는 예금자 보호 대상인 10만 유로 이하의 예금자도 포함되어 있지만 결국에는 10만 유로 이상 예금자만 포함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어느 정도 희생이 되는지가 정확히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예상은 원금의 40% 정도까지도 희생될 수 있는 작지 않은 규모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실 은행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예금자가 희생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키프로스는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고 러시아의 불법 자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이유라 키프로스가 예외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가시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동시에 이번 사태는 유로를 지키려는 의지가 아주 강하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 유럽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위기가 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보면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경제상황과 그에 따른 기업의 이익이다. 요즘 상황을 보면 큰 위기가 올 가능성도 적지만 갑자기 경제가 고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 또한 높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두 가지 요소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데 이 두 가지는 일반적으로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간혹 인플레이션이 없더라도 금리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나라의 신용위기 등 위기가 올 때인데 그런 가능성도 당장은 커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장 큰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다.

과거 미국의 197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년 사이에 2%대에서 10% 이상으로 급속히 물가가 올랐을 때 다우지수가 45% 하락했다. 사실 대형주를 제외하면 많은 주식들이 70% 이상 하락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시장에 주는 충격이 굉장히 크다.

요즘 이러한 우려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통화팽창 정책, 자금을 많이 찍어내는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런 면에서 글로벌한 현상이기 때문에 혹시 이런 우려가 닥치면 우리나라도 피해가기 어렵다. 그런데 미국에서 최근 통화를 많이 공급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아직 이러한 풀린 자금이 은행에 그대로 있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이 자금을 다시 회수하면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게 된다. 실제 일본에서 과거 2000년대 초 미국보다도 많은 규모의 자금을 풀었지만 몇 년 후에 다시 회수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은 거꾸로 디플레이션을 경험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사례를 미국의 버냉키 의장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서 회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타이밍은 굉장히 어렵다. 조금 늦으면 인플레이션이 오고 너무 빠르면 그 자체가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도 QE정책의 종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증시에서 가장 유의 깊게 관찰해야 할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성장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회사 중 하나로 한국타이어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1위, 세계 7위의 타이어 업체다. 작년 4분기 실적을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한 반면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이익이 많이 증가했다.

그런데 작년에 공시된 실적을 보면 2012년 9월부터 12월 4개월 실적밖에 나오지 않다 보니 이 회사의 실적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공시만 보고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작년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사업과 나머지 사업으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확히 파악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국타이어는 과거 현대, 기아차와 함께 고성장을 했는데 최근 성장세가 다소 멈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장세가 멈춘 것일 뿐 성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어떤 면에서는 현대, 기아 이외에 다른 외국 메이커에도 매출을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성장세가 높은 측면이 있다. 또 기업이 분할되어 순수 타이어 사업만 하는 것에도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요소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주가는 이 회사 주당순이익 대비 약 8.5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그다지 높은 가격이 아니므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선광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자회사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사례다. 선광은 하역, 운반, 보관을 주 업으로 하는 회사다. 그런데 최근 실적을 보면 주가가 어제 종가 기준으로 주당순이익 대비 10.6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아주 비싼 것도 아니며 너무 싼 가격도 아니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중에는 화인파트너스라는 회사가 있다.

이 자회사는 상장사인 한국개발금융 지분의 88%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데 화인파트너스 투자가 잘못되어 최근 적자가 나다 보니 연결 기준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개별 기준으로 성광을 보면 현재 시가총액은 순이익 대비 8.5배의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여기에 자회사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 그런 측면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