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숙휘공주 김소은 “색깔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입력 2013-04-01 15:18




[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청순하면서도 세련된 외모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김소은. 김소은은 지난 6개월여 동안 숙휘공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엉뚱 발랄한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배가 시켰을 뿐 아니라 “딱! 숙휘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캐릭터 소화를 잘해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빼어난 외모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김소은을 만나 촬영 뒷얘기를 들어 보았다.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많은 등장인물 중 숙휘공주는 백광현(조승우)에 대한 당돌하지만 사려 깊은 짝사랑과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숙휘라는 캐릭터가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워낙 밝고 명랑하고 엉뚱하고 때론 발칙하죠. 미워할 수 없는 예쁜 매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캐럭터라 행복했어요. 어딜 가도 환영해주고 예뻐해 주는 사람들과 촬영하니 행복할 수 밖에 없었죠.”



주위 사람들은 “딱! 숙휘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실제 차분한 성격인 김소은은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다보니 성격도 어느새 밝아졌다.



“저도 이렇게 밝아질 줄 몰랐어요. 성격이 활발해진 것이 ‘마의’ 출연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이죠. 숙휘라는 캐릭터에 욕심이 생겼어요. 정말 잘하고 싶었죠. 한 장면 한 장면 공부를 많이 했어요. 캐릭터가 좋았고 대사가 정말 재밌었죠. 캐릭터 자체가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 그런지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김소은이 이병훈 PD를 만난 건 큰 행운. 이병훈 PD는 김소은에게 특별한 것을 주문하지 않았다. 밝은 캐릭터를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자유로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 숙휘의 발랄한 캐릭터가 완성됐다.



“감독님이 사극이 아닌 현대극처럼 편안한 말투로 연기할 것을 주문했어요. 하지만 사극 속에서 현대극처럼 연기를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김소은은 이병훈 PD와 작업을 하면서 그의 열정에 새삼 감탄했다. 배우들끼리 촬영장에서 ‘감독님이 영양 보충을 위해 드시는 것이 뭔지 그것을 먹어야겠다’고 농담을 했단다.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은 명장이죠. 감독님과 꼭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불러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감독님의 촬영장에서의 열정은 장난이 아니에요. 체력이 너무 좋으세요. 아무래도 밤새니까 힘들 수 밖에 없는데 목소리도 쩌렁쩌렁하시고 뛰어다니세요.”



하지만 이병훈 PD의 연이은 출연 제의에는 고개를 저으며 “당장은 힘들고 3년 정도 있다가 꼭 출연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극은 촬영이 힘들기 때문에 당장은 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하지만 이병훈 PD가 불러준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시간이 흐른 다음에요.”



사실 사극은 촬영이 고되기로 유명하다. 그것도 겨울 촬영은 배우들이 “너무 힘들어 피하고 싶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김소은도 마찬가지였다.



“추위를 잘 타는 편인데 추우니까 촬영이 힘들었어요. 추워서 입이 얼어 대사 전달이 안 될 정도였죠. 얇은 한복을 입고 찍어야 했으니까 더 힘들었죠. 몸이 크게 나올까봐 안에 껴입지도 못했어요.”



촬영은 고됐지만 힘든 줄은 몰랐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과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



“대기 시간이 길다보니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 팀워크가 무척 좋았죠. 언니, 오빠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장난도 치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힘들 때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혼자 드라이브를 즐겨요. 한강에 차를 세워 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죠. 특히 비 오는 날 비 소리와 함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추위와 싸우고 50부작 대장정을 마친 김소은은 아직도 종영이 실감 나지 않는단다.



“지금도 용인 촬영장으로 가야할 것 같아요. 6개월을 촬영장에 있었는데 떠나보내기 쉽지 않죠. 힘들었지만 촬영 내내 행복했어요.”(웃음)









2009년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채시라가 맡은 천추태후의 아역 고려 여걸 황보수를 열연, 당찬 모습을 선보이며 ‘리틀 채시라’라는 별명을 얻은 김소은은 이후 시청률 고공행진을 한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새침 떼기’ 가을 양으로 이름을 알렸고, 일일연속극 ‘바람 불어 좋은날’에서는 주인공 오복이로 인기를 누렸다. ‘마의’ 출연 후에는 팬 층이 다양해졌다.



“캐릭터가 인기 있으면 극중 이름을 불러 주시는 것 같아요. ‘천추태후’때는 ‘채시라 아역’이라고, ‘꽃보다 남자’ 때는 ‘가을 양’이라고, ‘바람 불어 좋은날’때는 ‘오복이’라고, 요즘은 ‘숙휘공주’라고 많이 불러 주세요.”



6개월여 동안 에너지를 쏟은 만큼 그녀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못 다한 여행도 다녀오고 그동안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했던 가족들과도 보낼 계획이다.



“이제 여행도 다니고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장녀로 자라 동생을 돌보고 직접 요리를 해주기도 하는데 촬영 때문에 소홀해서 미안한 마음이 커요.”



인터뷰 내내 김소은은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연기라는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녀에게 연기자로써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연기자로 데뷔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연기 폭을 제안하지 않고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드라마는 엽기 발랄한 역, 영화는 센 역을 해보고 싶어요. 열심히 해서 누군가의 롤모델이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