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S&P500 사상 최고치… 의미는?

입력 2013-03-29 07:35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미국의 3대지수 중 다우지수, 나스닥지수보다 더 의미 있는 지표가 바로 S&P500지수다. 이것이 언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인가가 월가의 큰 관심이었고 이번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사상 최고치는 IT 산업 등과 관련된 나스닥지수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다우지수의 기록에 이어 S&P500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경기회복과 관련된 국내증시에서 이야기하는 굴뚝주에 해당하는 수출과 제조업이 많이 올라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의미를 달리 해석해야 한다. S&P500지수의 사상 최고치 의미를 이런 쪽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월가에서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산업정책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미국의 언론들이 의미를 많이 부여하는 것은 정책적 요인이 크게 좌우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의 일관된 통화정책 기조, 오바마 대통령의 시기에 맞는 3단계 경기부양책 등의 정책적 요인이 추가되어 많은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의 증시가 최고치를 지속해나가는 것이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다 보니 비이성적 과열 문제가 아주 격렬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 것을 지켜봤을 때 하나의 시사점은 사실 지금의 경기여건보다 주가상승세가 빠른 것은 낙관론자, 비관론자 모두 인정하는 문제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1996년 11월에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10일 연속 지속하는 모습과 함께 당시에도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유사하다.

당시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과열을 언급했고 이번에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그 논쟁이 굉장히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것이 월가에서 주목되는 이유는 당시 그린스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진단한 이후 미국의 주가가 상당폭 떨어졌다. 그래서 이 논란이 굉장히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 논쟁의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의 증시나 펀더멘탈 측면에서 미국의 성장률과 같은 경제 여건이 많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의 증시 참여자들도 이런 논란에 대해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번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15일 간 미국의 방송들을 지켜보면 파퍼나 빌 그로스, 루비니 교수는 올해 말까지 미국증시가 아주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을 계속해서 진단하고 있다. 다른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해 돈을 번다는 조지 소로스는 과거보다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중립 기조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가 이런 입장을 취하는 것은 시장에 대한 신중함이라기 보다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낙관론자로는 버핏이나 프린스펀, 오닐 등이 있다. 월가의 참여자들은 어떤 쪽에 관심을 가질까.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때 이러한 세계적인 투자전략가들의 토론과 논쟁에 일반 참여자들은 어떤 쪽에 무게를 둘 것인가. 시간이 갈수록 일반 투자자나 정책 당국자 입장에서는 낙관론에 무게를 둔다. 인터넷의 매체로는 이런 흐름을 잘 감지하기 어렵다. 현재 방송을 통해 2주 동안 세계적인 전략가 이야기는 인터넷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 견해에 대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 일반 사람 입장에서는 어떤 분위기를 감지할 것인가에 있어서는 향후 증시 전망과 관련해 참조할 대목이다.

이번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는 정책적 요인이 크다. 지금과 같이 거품 논쟁이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주가상승이 정책 요인, 그 중에서도 통화정책 요인이 가장 큰 요인인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증시의 향방과 관련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그런 각도에서 지난주에 열린 3월 연준회의에서 버냉키 의장이 아주 힘을 줘 종전의 통화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양적완화 정책 조기종료 논쟁으로 미국의 정책이 혼탁한 기조를 취할 때 책임자에 해당하는 버냉키 의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울 때의 정책 당국자의 책임은 확실하게 입장을 정해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정책적으로 혼란이 있을 때 책임자가 강하게 입장을 표시한다. 이런 것은 우리 정책당국자들이 잘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고 위기의 7부 능선에 들어섰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극복해야 한다. 글로벌위기의 엄동설한에서 빅스텝 금리인하나 양적완화 정책과 같은 경기회복에 싹이 막 돋은 그린슛 단계다. 이 상태에서 정책 기조를 바꾸거나 거품이 발생했을 때 이 거품을 해소하기 위해 돈을 거두는 쪽으로 간다면 이 그린슛이 시든 잡초가 되고 가을의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골든볼 상태가 되지 않는다.

그런 각도에서 지금의 경기여건에 비해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에 대해 거품을 인식해야 한다. 정책 기조가 변경되는 미국 현지의 내용을 자세히 접촉하지 못한 전문가들은 거품은 붕괴된다는 식으로 많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고 지금 돈을 거두다가는 시든 잡초가 된다. 지금처럼 재정도 금리도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강하게 부의 효과에 의해 민간소비를 증대시켜 경기를 추가적으로 일으켜야 한다.

지금은 경제여건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정책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정책을 잘 읽을 필요가 있다. 정책은 항상 똑같지 않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항상 변한다. 그러므로 버냉키 의장과 오바마 정부가 지금의 거품에 대해 종전처럼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부의 효과에 의해 끌어올리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기 때문에 이 정책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시퀘스터 관련해 마치 미국경제가 붕괴되는 쪽으로 어둡게 봤다. 그것이 한 달 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책이란 설립 기간이 있기 때문에 시퀘스터 문제가 미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상태에서 시퀘스터 정책 입안을 하지 않는다. 시퀘스터 문제는 미국경제의 완충 정도를 감안해 정책을 입안한다.

미국의 경기를 붕괴시키는 정책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시퀘스터 문제에서 그러한 정책 입안 과정을 생각해 일부 사람들이 마치 미국증시가 어렵고 미국경제가 어렵다는 식으로 해설하는 시각에 대해 경계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미 연준 입장에서도 종전의 전망치를 0.1%p 정도 낮추는 지극히 미미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시퀘스터 문제가 대두되더라도 지금의 완만한 경기회복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런 예상은 향후 증시의 앞날과 관련해 비교적 낙관론에 힘을 싣고 월가의 시장참여자들도 갈수록 낙관론에 힘을 얻어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