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방송인 김용만이 데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21일 오전 김용만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는 뉴스가 나가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SBS '자기야' 측에서 "당분간 김용만이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고 전해왔다.
김용만이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KBS2 '이야기쇼 두드림', '비타민', MBC '섹션 TV연예통신',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 JTBC '닥터의 승부'가 있다. 현재 '스타부부쇼 자기야'를 제외한 다른 프로그램들은 김용만의 하차에 대해 입장을 정리 중이지만, 모든 프로그램에서 당분간 하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만의 이번 도박 혐의 인정은 그가 오랫동안 연예계 활동을 해 오면서 사업, 주식투자 실패와 더불어 꽤 긴 슬럼프까지 겪었는데도 꿋꿋하게 활동하고 있던 중에 터진 사건이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편안한 이미지인 김용만은 의외로 많은 실패를 해 온 연예인이었다. 그는 방송에서 직접 "여행사를 차렸더니 사스(SARS)가 갑자기 덮쳐와서 여행객이 하나도 없어졌다"거나 "의류 사업을 하려다가 가족에게 빌린 2000만원을 그대로 날렸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녹록하지 않았던 인생을 공개했다. 또 그가 배우 이영애의 소속사 이적 정보를 입수하고 5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지만, 그 정보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큰 손해를 보고 '주식계의 세꼬시'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김용만은 이른바 '고급 정보'에 흔들려 주식 투자에서 적잖은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1991년 개그맨으로 데뷔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없어서는 안 될 방송인으로 자리를 굳혀 온 김용만은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과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모아 왔다. 그가 방송에서 자신의 사업과 주식투자 실패담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것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였다고 보인다.
그 때문인지 김용만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에, 일반 대중들은 배신감을 토로하면서도 아쉬워하는 목소리 또한 높이고 있다.
도박 및 스포츠계의 승부조작 등 어두운 그림자는 김용만을 통해 또 한 번 유명인에 대한 실망을 안겼다. 최근에는 전설적인 농구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강동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현직 감독 신분으로 구속돼 큰 충격을 줬다. 승부조작은 농구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국내 축구, 배구계에서도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나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김용만이 빠진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스포츠와는 관계없는 연예인의 상습 도박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김용만에 앞서 방송인으로 큰 사랑을 받던 신정환, 이성진 등이 상습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들 또한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음은 물론, 여전히 방송에 제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연예계 사람들이 이번 김용만의 사건을 마지막으로 거울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사진=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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