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주가가 상당히 부담이 됐었다. 지난 주말과 오늘 소폭 조정을 했고 오늘 새벽에는 키프로스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떨어졌지만 시장의 장중 흐름을 보면 비교적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당초 예상보다 주가가 오른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결부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적 요인이다. 주가 흐름에 가장 이상적인 흐름이 전개된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그런 각도에서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또 올해도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이 많았다. 리스크 요인이 미래가 불확실하게 보이느냐, 블랙 스완이라고 표현한다. 미래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하면 그레이 스완이라는 표현을 쓴다. 리스크 정도가 블랙에서 그레이 스완으로 바뀌고 여기에 따라 자연스럽게 투자자의 성향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바뀌었다. 안전자산의 대표 자산은 채권이고 위험자산의 대표 자산은 주식이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되는 머니 무브 내지는 대제한 이야기가 나와 주가가 비교적 좋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돈의 힘에 의해 주가가 올라간다고 해도 결국 매크로 측면에서는 경기, 마이크로적인 측면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의 실적은 매크로 측면에서 성장률에 반영되기 때문에 성장률로 파악되는 경기요인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은 작년에도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속보치가 빠져 그때도 미국경제를 볼 때 단순히 속보치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 수정치 내지는 잠정치가 발표될 때는 반드시 플러스 성장으로 올라간다. 실제 한 달 후에 발표되는 잠정치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경기를 볼 때 경험이 있는 사람과 경험이 없는 사람의 차이점이다.
지금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국민들의 소비가 GDP의 총수요항목별 비율에서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것이 금융위기에서는 소비의 회복이냐, 정체냐를 봤을 때 디레버리지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작년 11월 추수감사절에서 빅 세일이 나온 것을 보면 4년 동안 지속됐던 디레버리지 국면이 종료됐다고 볼 수 있다.
소비가 어느 정도 받쳐준다는 것이다. 최근 소비와 관련된 내구재나 각종 소매판매 지수가 다른 어떠한 지표보다도 좋게 나오는 것도 그런 디레버리지 종료 속에 미 국민들이 과거 소비에 오리엔트된 성향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늘 주택판매 지수는 다소 떨어졌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주택시장의 호조세가 지속되는 측면도 위기의 진원지이기 때문에 심리적 개선 효과, 미국 국민의 경우 주택시장이 고용창출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소득의 증가, 민간소비의 증가로 나타난다.
경제학 측면에서 경제가 계속해서 좋아지는 것이 좋을까, 경기가 한 번 쉬어가는 것이 좋을까. 다우지수가 1996년 11월 이후 계속해서 상승하고 경기가 의외로 빨리 회복될 때는 그동안 비정상적인 대책을 추진했던 양적완화 정책이나 금리 인상 등을 조기에 회수하고 금리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증시나 경제적 측면에서는 한 번 쉬어가는 것이 좋다. 4분기 성장률이 다소 주춤하는 것은 경기적 측면에서는 추세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 패치에 해당된다.
그런 측면이 지금 미국경기다. 비교적 이상적인 경기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지속 가능성 여부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지금은 민간소비가 받쳐주는 측면이 있다. 지속적으로 경기가 회복된다면 미국증시 흐름은 좋게 전개된다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금처럼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할 때는 그에 대해 항상 경계감이 있는 것이다. 또 그 분위기에 편승해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라는 신중론자와 낙관론자가 있다. 최근 비관론과 낙관론 논쟁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식숭배 종료 문제다. 지금은 워런 버핏이 빌 그로스보다 월등히 주식 수익을 내는 상태다. 파버나 루비니, 그로스는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기가 좋을 때마다 주가가 떨어진다, 경기가 어려울 때도 주가가 떨어진다고 언급한 고질적인 비관론자다. 지금 그들이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월가의 분위기다.
지난 주말부터 오늘까지 이틀 연속 주가가 소폭 조정되기는 했지만 골드만삭스가 오늘 미국의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 상향 조정했다. S&P500지수 기준 올해에 추가적으로 9% 이상 상승한다는 시각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낙관론자가 좋고 향후 엇갈린 전망 속에 미국의 예측에서는 중립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골드만삭스가 S&P500 기준 9% 이상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았기 때문에 지금 월가의 분위기는 다소 낙관적이다.
지난 주말 미국주가의 조정이 없었다면 이번 FOMC 회의는 굉장히 관심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미국의 주가가 소폭 조정됨에 따라 이번 FOMC 회의는 종전 FOMC 회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초저금리 정책은 임기 말까지 최소한 0~0.25%의 기준금리 밴드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양적완화는 논란이 될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지난번 회의보다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버냉키 의장의 입장이다. 버냉키 의장이 직전에 미 의회에서 증언한 내용을 보면 이번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는 더 논란 정도가 심할 것으로 보고 찬성하는 FOMC 위원이 많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회의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변경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오바마 정부 입장이나 버냉키 입장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동안 맺어왔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성과를 국민들에게 분배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번 회의는 작년 11월 FRB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하는 고용목표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회의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본다.
양적완화 정책이 조기에 종료된다면 미국증시나 미국경기에는 그만큼 부정적이라는 것이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된 지배적인 시각이다. 양적완화 정책이 조기에 종료된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경기가 좋고 미국증시가 좋다. 그동안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극복한 상태에서 보면 양적완화 정책은 통화정책 중 가장 비정상적인 대책이다.
엄동설한에 얼음이 얼어있기 때문에 종전의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두꺼운 얼음을 깨지 못하니 양적완화 정책이라는 큰 해머로 두들겨 봄날에 미국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회복되는 그린슛 단계로 가려고 한다. 이 그린슛 단계가 본대가 잘 자라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너무 획기적인 조치를 하다 보니 거름을 많이 주면 본대가 자라는 것뿐만 아니라 가지도 나오게 된다. 이 가지를 잘라줘야 한다. 그래야 본대가 잘 자라 가을에 풍성하고 아름다운, 맛있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도 본질은 미국의 경기회복이나 위기극복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이 주가의 흐름이나 경기의 흐름을 역행시키는 정책은 아니다. 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 추진을 한다면 통화 공급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돈이 공급되다 절벽처럼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재정절벽, 통화절벽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책적으로 통화절벽처럼 돈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그동안 미래가 불확실해 정부가 푼 돈이 모두 실물경제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주머니에 들어간 것이 많다. 양적완화 정책이 조기에 종료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된다면 이 돈의 기회비용이 증가해 기회비용을 회피시키기 위해 증시 주변으로 돈다. 그런 측면에서 정책적으로 돈의 공급이 줄어든다고 해도 퇴장됐던 통화가 증시 주변의 자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월가의 주변 자금은 통화절벽이 일어날 만큼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시퀘스터 문제가 이미 정책적으로 2년 전에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시퀘스터에 대한 파장을 이미 감안해 시퀘스터의 내용이 나온 것이다. 만약 시퀘스터 추진에 따라 미국경제가 더블딥 상태로 빠지게 하는 정책은 추진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기전망은 과거 반기 전망에서 분기 전망으로 바뀌는 상태다. 이번 연준의 입장에서 수정된 전망이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는 0.3%p였던 시퀘스터에 따른 영향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 2월에 사실상 미국의 경기회복, 주가회복이 예상보다 더 올라간 상태다. 시퀘스터에서 그 정도의 경기 하향폭이 있다고 해도 종전에 FRB가 유지하고 있는 경제 전망치에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미국의 증시나 경제적 측면에서 크게 흐트러질 수 있는 요인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