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과 富에 대한 핵전쟁"..."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입력 2013-03-18 14:11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둘러싼 해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100억달러의 구제금융과 함께 키프로스 예금자에 대해 예금액수별로 6.75%~9.9%의 손실 부담금을 물리기로 한 것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키프로스 의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구제금융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이같은 절차도 하루 연기된 상태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인 제프리스의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저보스는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번 구제금융 합의안은 지난해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저축과 부(富)에 대한 핵폭탄이 될 이번 조치는 독재국가에서나 생길 수 있는 일이며 선진국의 경제원리를 뿌리부터 흔들수 있다"고 비난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프리스턴대학의 폴 크루그먼 교수도 "이번 조치는 뱅크런 사태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로 '당장 은행예금을 찾아가세요'라고 선전하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합의된 구제금융안이 최선의 것이라고 평가하고 키프로스발 악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은 의회가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키프로스 사태는 진정될 것이며 키프로스의 채무불이행 위험도 크게 낮아진다면서 유로존의 신뢰도 유지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달러화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이 강화되면서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증시 선물지수는 1%안팎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