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국내 수출 중소기업의 거래선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코트라의 21개 해외무역관이 주요 해외 바이어를 접촉한 결과 상당수가 국내 기업으로부터 10% 이상의 가격 인상 의사를 전달받았다. 작년 연말 달러-원 환율이 연초 대비 8% 이상 절상된 점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 생산기지를 둔 자동차와 IT 등은 영향이 덜하지만 소비재와 부품소재, 섬유 등은 원화 강세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업종에는 중소기업이 많아 환율 변동에 더욱 취약하다.
특히 일부 바이어는 제품값이 5%이상 인상되면 구매처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섬유업종의 한 미국 바이어는 "최근 한국 업체에서 최대 30%의 가격 인상을 요구받았다"면서 "5%까지는 수용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이면 거래선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만의 자동차 부품 바이어도 "가격이 계속 인상되면 한국산 정품 부품 수입량을 줄이고 중국산 카피 부품 수입을 늘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원화가 달러당 1,0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수입 중단도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엔저 현상에 따른 바이어들의 동요도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한 상사 주재원은 "기계부품의 경우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한일간 가격차가 10~20%에서 5~10%까지 줄었다"면서 "일반적으로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바이어들로서는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의 한 식품 바이어도 엔화 약세와 유로화 강세로 일본산 수입 간장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한국산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