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1일 귀국...'새 정치' 화두는?

입력 2013-03-10 09:10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의 향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 전 교수의 행보에 따라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뒤따르는 등 현재의 정치지형에 상당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 이후에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장기화 등을 계기로 대립과 반목이라는 정치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 만큼 안 전 교수가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실망감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실적으로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출하더라도 양당 체제의 틈바구니에서 '안철수식 새정치' 구현과 정치세력화도 여전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는 우선 4월 재보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원병 선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최근 상승하는 추세지만, 정권 초반이어서 아직 관망하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안 전 교수 측은 분석하고 있다.



후보구도도 현재 분위기라면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다자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특히 '삼성 X파일 사건'으로 노원병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안 전 교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안 전 교수가 원내에 입성해도 현역으로는 송호창 의원밖에 응원군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넉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가 양당 체제로 움직이는 데다 교섭단체가 돼야 실질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측에서는 안 전 교수 측의 '의원 빼가기'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고 있지만, 안 전 교수 측은 그럴 의도가 없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총선이 3년이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안 전 교수의 정치세력화 과정과 정치력을 평가한 뒤 판단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안 전 교수 측은 세력이 약하더라도 '안철수식 정치'를 꾸준히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입장은 진보와 보수 등 어느 한 쪽의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치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방향으로 새 정치의 좌표를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적으로도 안 전 교수는 각계각층의 눈높이에 맞는 실용적 정책을 제시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는 정책을 수립하면서 이념적 좌표보다는 실용성과 현실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 전 교수는 자연스럽게 여야 정치인에게 문호를 개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모든 분과 손을 잡고 세상을 바꿀 용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창당 시점은 10월 재보선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는 양당 체제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신당 창당에 대한 신호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배 이상 앞서면서 새누리당에 이어 정당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민주당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안철수 신당'은 기존 정당의 형태를 일정부분 차용하겠지만, 철저하게 당원 중심의 정당을 표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립지대에 있는 대중의 직접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짜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안 전 교수가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원내 정치를 하는 과정에서는 수없는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당 창당의 길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 전 교수 측은 이 같은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전후 과정에 대해 양측의 갑론을박이 오가자, 내부에서는 더 이상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 전 교수 측 핵심관계자는 "갈길이 멀다. 국민의 편에서 펼칠 안철수의 새정치는 이제 시작이다"면서 "지금 정치공학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