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이 절실했던 신의 한 수는?

입력 2013-02-28 16:03
수정 2013-02-28 16:29
KBS <인간의 조건>은 여섯 명의 개그맨들이 일주일 간 한 집에서 하숙하며 한 가지 미션을 지키며 살아가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들의 웃기려는 강박이나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사람들에게 재미와 유익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정규 편성 1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도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한 기획이었다.



현재 <인간의 조건>을 연출하고 있는 신미진 PD는 아이템을 가져가는 족족 <개그콘서트>의 PD이자 선배인 서수민 CP에게 퇴짜를 맞았다. 서수민 CP는 사실 <인간의 조건>의 아이템도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의 조건>이 프로그램화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서수민 CP의 시작정신이었다.







서수민 CP는 <인간의 조건> 아이템이 MC가 없는 예능이라는 한계라는 점을 걱정했다. 하지만 긴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일단, 시작해보자” 이 한 마디가 KBS 예능 판도의 새로운 중추점을 만들게 되었다. 일을 시작하기 전의 확신보다 ‘일단’ 해보자는 서수민 CP의 시작정신이 <인간의 조건>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이처럼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시간 동안에 선택의 순간은 지나간다. 최근 《일단 시작해》를 펴낸 김영철씨는 꿈을 향한 첫 걸음을 떼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든 청춘들에게 “일단 시작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고민하는 데에 보낸다. 이 땅의 많은 구직자들, A학원을 다닐지 B학원을 다닐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 잘 되기를 기도할 시간에 잘 되도록 한 걸음을 더 걸어라.



'사실상 실업' 상태인 구직자들은 이제 390만 명에 달한다. 뼈아픈 상처를 '힐링'했다면 이제는 뛰어야할 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일단 부딪쳐보는 것이,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조건>도 ‘일단 해보자’는 실천정신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일단 시작해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색다른 재미를 주는 <인간의 조건>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려움 속에서 망설이기보다 행동의 미덕을 보여줬던 <인간의 조건>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신의 한 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