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논쟁은 작년 12월의 연준 의사록에서부터 계속 거론되고 있다. 작년에도 의사록에서 조기종료 이야기가 나오고 월가에서는 이에 반응하다 보니 버냉키 의장이 입장을 정리했었다. 이번 의사록에서도 다시 양적완화 조기종료 문제가 나오니 오늘 버냉키 의장이 의회 연설에서 지속할 뜻을 비쳤다.
오늘은 이탈리아의 주가가 4% 이상 떨어졌다. 만약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없었다면 미국증시도 상당 부분 혼란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작년 12월 이후부터 양적완화 정책의 시행에 대해 논란이 있는데 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논쟁이 나온 것은 작년 12월인데 이때 제도의 변화가 있었다. 바로 고용목표제다. 이것을 ET 정책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ET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금리의 변경을 고용과 연계시킴에 따라 실업률이 6.5%까지 떨어질 때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정책이다.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에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올 때 기준금리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실업률이 6.5%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적완화 정책은 고용과 연계시키지 않았다. 오늘 발언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가 비용보다 높기 때문에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뜻을 비쳤다. 고용문제와 연관은 시키지 않고 있다. 효과 대비 비용이 더 높아진다면 오늘 발언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효과가 비용보다 많기 때문에 오늘 유럽위기를 잠재울 만큼 미국증시가 오르는 배경이 됐다.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를 고용문제와 연계시키지 않다 보니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논쟁은 계속해서 언급될 수밖에 없다.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논쟁은 출구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출구전략에는 적극적인 출구전략과 소극적인 출구전략이 있다. 이를 광의와 협의의 개념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협의의 개념은 적극적인 것, 소극적인 것은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적극적 의미는 금리인상이나 유동성을 환수하는 문제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이 이해하는 시각은 이 대목이다. 후자의 소극적인 출구전략은 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다가 동결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금리를 동결하고 돈을 공급하는 것을 동결하는 국가도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소극적 개념으로는 이미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국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출구전략은 보통 위기에서 탈출하는 대책이라고 알려져 있다. 위기 시 추진했던 대책이 모두 출구전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를 너무 낮추거나 올린 것도 출구전략이다. 물론 동결도 소극적 의미 내지는 광의의 개념으로 출구전략에 해당된다. 그러나 협의의 개념을 보면 위기 이후의 상황에 발생한 자산거품이나 인플레 같은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걷어내는 대책으로 출구전략을 해석할 수 있다. 후자의 개념으로 의회에서 굉장히 논란이 되고 월가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후자의 개념으로 위기 이후의 자산거품이나 인플레 상황을 대비해 이것을 걷어내는 선제적 정책이다. 버냉키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언급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것이다.
지금 월가나 미국의 학회에서는 후자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시기와 추진하는 시기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을 곧바로 시행하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은 선제적인 것이기 때문에 정책을 마련하는 것과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 또 투자자도 반드시 구별해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양적완화 정책 조기종료 문제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출구전략의 추진 시기가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이란 비상대책에 해당되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자산거품이나 물가상승 등 또 다른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출구전략의 목표는 경기회복이나 위기극복이다. 너무 상황이 늦어져서도 안 되지만 너무 출구전략을 앞세워 추진하면 위기극복과 경기회복의 싹을 자를 수 있다. 금융위기라는 엄동설한에 위기극복을 모토로 푸른 싹이 돋아나는 그린슛 단계다. 이 단계가 가을에 풍성한 열매, 골든볼을 맺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비상대책, 거름을 많이 주다 보니 본대뿐만 아니라 가지도 속속 자란다. 그런데 이 가지 부분을 너무 과하게 해석해 출구전략을 빨리 추진할 경우 본대까지 꺾게 될 가능성이 있다. 출구전략 이야기, 양적완적 정책 조기종료 논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 늦어도 안 되고 너무 빨라도 안 되니 타이밍을 잡기가 어렵다. 출구전략의 실제 추진 여부와 관계 없이 이 논쟁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올해 내내 관심이 될 것이다.
적극적인 출구전략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분명히 고용목표제를 제시했다.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면 양적완화 정책과 같은 소극적인 출구전략은 언제 추진할 것인가. 중립적 기조로 가는 것도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단계다. 가장 논쟁의 핵심이 되는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는 언제 추진할까. 목표가 경기회복이다 보니 성장률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비 대기 2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을 해야 한다.
지금은 미국의 지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빠지고 이것이 +0.5%의 잠정치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종료 문제가 나오는 것이다. 또 성장률이 잠재수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과거에는 3~3.5%로 봤지만 지금은 2.5~3% 정도로 본다. 지금의 미국경제 성장률은 연간으로 거의 2.4% 정도로 잠재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두 가지 성장률의 충족 기준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근접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 정리에 따라 증시가 출렁거리는 상태가 된다.
비상대책의 후유증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단계별로 추진해야 한다. 출구전략이나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는 시기가 아주 민감하다.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너무 늦어도 안 된다. 무엇이든 비정상적 대책은 거둬들이기도 힘들다. 지금 상태에서 그런 시기를 잡기 상당히 어렵다. 급진적으로 상황이 닥쳐서 추진하는 것보다 단계별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 출구전략과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를 추진할 수 있는 시기인가. 출구전략이나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가 될 만큼 정말 부작용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첫 번째로 각종 착시 여건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작년부터 이미 연준이 준비해왔던 상황이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소극적 출구전략이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바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나 금리를 동결하는 문제가 소극적인 출구전략의 시작이다. 미 연준도 소극적인 출구전략은 이미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적극적인 출구전략으로 가면 금리 인상과 유동성 환수 중 어떤 것을 먼저 가져갈까.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가 나온다는 것은 금리 인상보다 돈이 풀린 부분을 먼저 걷어내겠다는 의미다. 이것을 먼저 추진하고 나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간다. 이런 식으로 가기 때문에 출구전략과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가 왜 나오는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구전략 하면 적극적인 출구전략으로 생각하기 쉽다. 지금 상태에서 돈을 환수한다는 쪽으로 생각하면 급격한 정책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는 하락하는 쪽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히 언급하자면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 출구전략 문제는 이 자체로 미국의 위기극복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고 경기를 회복하게 한다. 출구전략을 잘못 이해했던 시각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버냉키 의장이 경기를 부양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것을 증시를 하락시키거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출구전략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해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출구전략이란 비상대책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경기회복과 위기극복의 대책이다.
예전과 같은 적극적인 출구전략을 추진하면 심리적인 충격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5년 동안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증시나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일시적 충격만 벗어난다면 오히려 미국 증시의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이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