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패션-뷰티계에서 스타 마케팅은 이제 '기본'이다. 인지도 있는 스타에게 한정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선 '스타'라면 뭐든 걸쳐주고 발라주면 그것만으로도 무한한 감사를 받는다. 때문에 스타 마케팅 전문가라 해도, 한 번이라도 더 스타에게 광고하고픈 아이템을 협찬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숙제다.
그런데 "한 번도 돈을 주고 PPL을 직접 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는 국산 가방 브랜드가 있어 흥미를 끌었다. 아직은 생소하기도 한 '보니본(Bonnie Bon)'이다. 다른 브랜드처럼 PPL에 목을 매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보니본의 공식 블로그에는 보니본 가방을 든 스타들이 많이 보인다. 이 정글같은 경쟁 시대에 어떻게 스타들에게 가방을 들릴 수 있었을까. 그것이 궁금해서 최응권 보니본 대표를 만났다.
▲"선물로 줬을 뿐?"
최 대표는 패션계에 있는 사람처럼 화려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는 푸근한 미소를 띠고 "사투리가 패션 쪽 일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멋쩍게 웃었다.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우선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스타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는데도 어떻게 김혜수, 장혁, 비스트, 카라, 유진 등 잘 나가는 스타들이 보니본을 들고 TV에 등장했을까. 최 대표는 "우린 협찬 안했어요"라고 잘라 말했다. "PPL을 직접 한 적은 없어요. 근데 자꾸 화제가 되니 저로썬 참 고마운 일이죠. 직접 사러 오신 분도 있어요." 그래도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을 것이다.
최 대표는 "사업 시작 뒤 선물로 연예인들에게 가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를 통해 가방을 전달했는데, 해당 연예인이 마음에 들어했는지 평소에 종종 들고 다니거나 방송에도 들고 나오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예전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을 한 경력이 있는데, 그 '인맥'도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또 다시 궁금해진다. 별별 아이템을 다 접할 연예인들이 굳이 그 가방을 마음에 들어한 이유가 뭘까?
▲내 생각에는 '실용성'이 답
최 대표가 생각하는 '연예인의 마음에 든 이유'는 '실용성'이다. 최 대표는 갑자기 일어나 “이거 뭐 같으세요?”라며 가방 하나를 들고 왔다. “토트백 아닌가요?”라는 기자의 대답에 “기대하세요. 마술입니다”라며 그가 백을 열었다.
마치 패턴처럼 가방이 펼쳐졌다. 패턴의 양 옆에는 신발을 수납할 수 있는 주머니가 내장돼 있었고, 패턴의 중심에는 슈트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다시 지퍼를 잠가 가방을 만드니 슈트케이스 위에도 충분한 공간이 생겼다. 최근 방송에서 톱스타 김혜수가 선보인 가방 역시, 보통 따로 챙겨야 하는 아이템인 담요가 가방과 함께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최 대표는 "작은 아이템 하나에도 실용 포인트는 꼭 넣는다"고 나름의 비법을 설명했다.
“여성들은 작은 것에 감동받잖아요. 때문에 실용적인 디테일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아무리 비싸고 좋은 거라도 편리하지 않으면 잘 쓰지 않잖아요. 계속 사용하고 싶은 가방으로 만들고 싶어요.”
▲요새 그리 드물다는 'Made in Korea'?
요즘은 웬만큼 잘 나가는 브랜드의 제품 중에서도 'Made in Korea'를 찾기가 힘들다. 중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에서 유명 상품을 단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한국에 와서 팔린다. 최 대표는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Made in Korea를 작은 액세서리 하나에도 새겨 넣어요. 한류와 더불어 한국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출구가 되고 싶어요."
한국 디자이너들을 알리기 위해 최 대표는 앞으로 출시되는 가방에 '보니본 by 000’이라는 디자이너 이름을 넣을 예정이다. 3월, 일본 시장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이런 시도도 패션 한류에 대한 조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내 브랜드도 충분히 좋은 소재와 마감재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국산'이라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외면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것은 몰라도 명품으로 둔갑해 한국에서 대접을 받는 싸구려 유럽 브랜드들을 볼 때면 다소 유감스럽다"며 인터뷰를 마쳤다.(사진=보니본,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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