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살리자③> 일본식 부동산 침체 오나

입력 2013-02-21 17:32
<앵커>



침체된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기획 시리즈,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 부동산 시장이 일본식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없는지 김택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수도권 집값은 2000년부터 8년간 연평균 11.1%가 올랐습니다.



반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은 연평균 1.2%가 하락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소비자물가가 연평균 3% 이상 오른 걸 감안하면 체감 하락폭은 더 큽니다.



집값이 이처럼 하락세로 돌아서자 부동산 시장이 일본식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게 아니냐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지난 1991년 정점을 찍은 후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최고점 대비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이 일본식 장기 침체 수순을 밟지는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린 주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일본 버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기업들이 부동산 투기를 확대하면서 나타난 것이고요. 저희 같은 경우 가계를 중심으로 주택에 대한 투자로 인해서 어느 정도 허용되는 범위의 버블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한국 부동산 가격이 장기 하락 국면에 들어갔다기 보다는 체질 개선을 위한 조정을 거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수요가 적어진 중대형 평형의 가격 하락이 크다는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인터뷰>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소형 아파트 같은 경우에 전세난 때문에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수요도 많고요.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여전히 사려는 사람이 많죠. 도대체 그럼 뭐가 부동산의 위기인가 되묻는 사람이 많은데 바로 중대형 아파트의 몰락이 부동산 시장의 위기의 진앙지라는 겁니다."



개발 호재로 집값이 크게 뛰었던 지역이 가격 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인터뷰>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재개발, 재건축이라고 하는 외국에선 보기 힘든 개발 호재가 있다보니까 이런 것들이 특정 지역에는 분명 거품으로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보여집니다. 미래 개발이익을 예상하고 가격이 올랐던 지역은 거품이 조정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결국 한국 부동산의 미래는 체질을 바꾸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느냐에 달렸습니다.



관건은 얼어붙은 주택 거래를 얼마나 빨리 회복시키느냐이고 그 열쇠는 다음주 출범하는 새 정부가 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