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아베 정부 통화정책 점검

입력 2013-02-21 07:38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오늘 뉴욕증시에서 장 마지막에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3월 이후에는 미국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 문제,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실제 실행 여부와 관계 없이 장 마지막 월가의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며 주가가 떨어주었다.



그리고 원달러환율과 관련해서는 박 당선인이 이 문제를 이례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증시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또 어제 발언을 계기로 우리 주가가 많이 오른 인과관계도 있기 때문에 오늘은 이 문제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엔저에 관한 이야기는 3개월 전에 나왔다. 당시 엔달러환율은 78엔대였다.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외환시장에서 93엔대가 되니 단기간에 빨리 엔저가 됐음을 알 수 있다. 단기에 엔저가 되는 상태에서 G20 회원국들이 단기에 일시적으로 엔저를 도모하는 것에 대한 좋지 않은 발언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언급이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엔환율은 3개월 전 1420원대에서 어제는 1050원대가 됐다. 환율이 3개월 만에 370원 정도 떨어진 것이다. 이는 수출업체가 아무리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글로벌 환율전쟁 속에 가장 불리하게 작용하다 보니 박 당선인도 환율 문제를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본다.



일단 일본이 단기에 너무 엔달러환율을 올렸다. 다시 말해 엔저를 도모했다. 이런 정책적인 요인에 의해 다른 국가들은 정책적으로 양적완화나 금리인하 등 자국통화의 방어에 많이 나섰다. 우리의 현 이명박 정부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외환시장의 참여자들 사이에는 나토 비판이 있었다. 말만 있지 행동이 따르지 않았다. 외환시장 측면에서는 직접적 개입보다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다른 국가들이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 자국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고, 다시 말해 국채 매입을 통해 돈을 푸는 정책적 노력에 비해 굉장히 소극적으로 반응했다. 글로벌 환율전쟁 속에 대외환경에 의존하고 수출의 중요성이 큰 상태에서 한국에 가장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래서 출범 전 박 당선인이 여러 가지 관련 업체에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 이례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원화 절상 문제에 대해 수출업체들이 아우성을 칠 때 정책당국에서 보고서가 나왔었다. 시기적으로 원화 절상일 때 나오다 보니 시장의 비판을 받고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보고서 내용을 보면 원화 절상을 은근히 옹호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후방 관련 효과로 볼 때 수출은 과거에 비해 고용창출, 부가가치, 여러 가지 생산유발계수가 떨어졌다. 지금은 내수를 확대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원화 절상이 내수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서가 나왔었다.



그리고 원화 절상은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구조는 시간이 걸린다. 원화 절상이 될 때 내수 확대로 가는 측면은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그 순간 원화 절상이 나올 때 그 보고서가 나올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보다 내수가 더 침체된 다른 국가들은 수출 진흥 르네상스 정책을 취했다. 수출을 진흥하고 제조업을 다시 전개시키는 정책을 편 것에 반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정책을 폈다. 그래서 비판이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폭과 거래되는 규모는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한국의 경제규모와 무역규모가 세계 8위인 점을 감안할 때 아직 작은 상태다. 폭과 규모가 작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외국인에 의해 외환시장이 많이 좌우된다. 또 정책당국의 입장을 많이 반영한다.



한국의 환율 문제와 관련해 정책당국의 입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동안 환율과 관련해 시장 내부적으로 보면 묵시적으로 매파와 비둘기파 간 논쟁이 있었다. 이 힘의 세력에 의해 우리 환율수준이 결정되어 왔다. 여기서 매파란 고환율 정책을 통해 우리 경제나 수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둘기파는 원칙적으로 시장에 맡겨두자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보면 비둘기파가 문제됐을 때는 원달러환율이 1050원으로 떨어졌었다. 당시 청와대도 움직였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환율이 1090으로 가서 원달러환율 문제는 1080원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환율이 이슈가 되고 있어 여러 기업체에서 강의를 많이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엔저에 따라 원엔환율이 가장 불리한 상태다. 주가는 일본과 경합관계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는다. 가장 빨리 반영하는 증시에 이어 기업인들의 표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주요 수출시장에서 일본을 제쳤다고 했던 각종 자동차의 마켓셰어까지 실제로 떨어졌다.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진 상태에서는 수출이 마켓 주요시장에서 떨어지면 과거처럼 경기의 부가가치, 연관효과가 적다고 해도 우리 성장률이 2% 밑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우리 성장률이 2%로 낮은데 경우에 따라 2%보다 더 떨어지면 한국경제 문제에 대해 여러 비관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당연하게 한국경제에 대해 여러 가지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우리 경제상황과 정책당국의 입장, 90년대 초반 일본의 상황과 정책당국의 입장을 비교해보자. 1990년대 일본경제는 자산이 붕괴됐다. 이런 상태에서 당시 집권당인 자민당은 대장성 패러다임으로 금리를 낮춰달라는 입장이었지만 당시 일본은행의 총재가 그것을 무시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오히려 고금리 정책을 폈다. 이것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경기를 더 침체시켜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다. 지난 3개월 동안 한국경제의 입장과 정책당국의 태도는 어떨까. 경기가 안 좋고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이런 상태에서 다른 국가와 관계 없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도 올려야 하고 금리도 낮춰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돈을 공급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물가안정이다, 아직까지는 대외여건이 괜찮다는 상태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굉장히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돈을 풀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을 것이다.



또 재정 측면에서 경기부양이 필요한데 재정의 건전화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재정도 상당히 소극적인 입장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90년대 일본경제의 침체 상황과 정책 당국의 입장, 3개월 동안의 한국경제의 모습과 정책 당국의 입장과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경제에 대한 일본화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여기에 대해 체감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많다.



과도한 해석을 경계할 정도로 수출업체들이 굉장히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두 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환율의 안정을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을 다소 비용여건이 어렵다고 해도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리쇼오링 정책, 일자리 자석 정책을 취하고 있다. 박 당선인도 해외에 나간 한국기업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제적인 감각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환율 안정과 관련해 이제는 그동안 정책당국에서 충분하다고 한 3종 세트만 가지고는 안 된다. 지금의 환율 문제는 정책 문제에 의해 촉발되는 것이니 정책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벌써부터 3월 금리가 나오고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한국의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주가가 2020으로 폭등하는 계기가 됐다. 또 환율의 안정 차원에서 그동안 언급한 한국형 토빈세 문제가 있다.



정상적일 때는 토빈세를 부과하지 않되 지금처럼 한국경제의 내부적인 여건에서 크게 불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정책 요인으로 인해 원화가 가장 불리하게 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례적으로 쏠림 현상이 있을 때는 우리 국익을 위하고 수출업체를 위하는 차원에서 토빈세를 부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