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유로존 경기회복-M&A 호재에 들썩"

입력 2013-02-20 08:21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외신 브리핑



김희욱 전문위원 > 요즘 증시는 변동성이 심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미 증시가 또 한번 추가상승에 성공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먼저 살펴보자. 오늘 미 증시는 독일 경제지표 호전으로 인한 유럽증시의 강세를 그대로 배턴 터치한 이후 대형 기업들의 M&A 소식 등으로 인해 고점부담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에 성공했다.



그런데 특징이 평소 거래일과는 반대였다. 평소에는 다른 제조업 지표는 좋지 않아도 주택지표만 좋아 시장이 호조를 보였는데 오늘은 반대로 미국 다른 경제지표는 괜찮았는데 주택지표가 예상을 하회했다는 내용이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주택건설업자 심리지수다. 지난 12월 47포인트에 비해 1포인트 감소한 46포인트를 기록했고 역시 예상치는 증가를 내다봤지만 여기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실망할 필요가 없다. 즉 사실상 지표 호조로 취급해야 한다는 근거를 BOA의 애널리스트 분석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이를 마치 실업률처럼 생각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지난 미국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보면 경기침체기에는 당연히 실업률이 높았지만 경기가 반등을 시작하면 실업률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한동안 구직을 포기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더 오르는 현상이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부동산시장도 한동안 신규 분양물량은 거의 없이 미분양 내지는 기존 매물로만 돌아가다가 본격적으로 주택건설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 집을 지으려고 알아보다 보니 아직 완전히 소화가 되지 않은 기존물량에 대해 신중한 스탠스를 나타낸 것이 이번 주택건설업자 심리지수 둔화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것도 다음 달에 이월되는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요즘 미 증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다. 유로존의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긴장감도 크고 시퀘스터, 재정자동삭감 이슈도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를 학습효과라고 해야 할까. 미 증시는 오늘도 추가 상승을 했는데 이 내막에 대해 여러 가지로 살펴보자. 오늘 월가와 백악관은 프레지던트 데이로 3일 연휴를 즐기고 복귀하면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도 연휴가 지난 뒤에 연설을 했다. 시퀘스터는 상당히 위험한 것이다. 칼날에 비유하며 미 경제가 상처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의회를 압박했다.



D-10, 즉 10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으로 3월 1일이면 시퀘스터가 발동된다. 여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압박은 우리도 어제 들어 다 알고 있다. 재작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됐을 때나 작년 12월 31일 재정절벽 상황을 거치면서 이제는 학습효과라는 것이 이미 머릿속에 들어있다 보니 시퀘스터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미 5부 능선을 넘은 뱅가드 리스크처럼 다들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으니 알고도 한마디, 모르면서도 한마디 던지는 수준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과 시장 참여자들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다. 오바마는 정부지출 삭감이 되어 미 정부의 재정정책이 제한을 받게 되더라도 또 다른 수단인 통화정책만큼은 계속 밀고 나가 미 경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연준 양적완화가 매월 850억 달러씩 돈을 풀면서 지원사격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양적완화가 사실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가장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인플레이션, 특히 유가상승이다. 자동차가 없이는 마트도 약국도 못 가는 미국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인 부담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이 있다. 지난 몇 년 간, 얼마 전 연두교서에서도 밝힌 셰일가스와 천연가스 개발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의 국책사업으로까지 밀어붙이며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바로 유가를 잡기 위한 것이다. 나는 정부 재정적자로 왼손이 묶여도 오른손으로라도 싸우겠다. 즉 재정절벽이든 시퀘스터든 무엇이 오더라도 연준의 양적완화는 흔들림 없이 추진해 서민들이 대출을 받을 때 금리를 최대한 낮게 해줄 것이고 대신 그 부작용이 될 수 있는 기름값은 셰일가스로 어떻게든 눌러놓겠다는 의지다. 생각보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퀘스터, 재정절벽에 대한 대책은 치밀하다. 연준 양적완화를 계속 지원하고 유가가 오를 경우 셰일가스로 누르겠다며 스트럭쳐가 탄탄하다. 시장에서도 여기에 대해 큰 불안감을 갖지 않고 있는 것에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항상 외신브리핑을 하면서 외신을 세 편 정도 보는데 한 편은 환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보자. 일본 내각의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다로가 일본정부는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다른 나라 국채를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어제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반등, 일본증시 조정이 꽤나 급격히 일어났었다.



여기에 대해 일본 경제재정상, 우리말로 기획재정부 장관에 해당되는 아마리 아키라는 기자회견을 통해 회의를 했는데 아베 총리는 일본의 양적완화가 캐리 트레이드의 형태로 어디든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각국 채권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일반론적으로 발언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아소 다로 재무상의 매파적 발언을 사실상 무마하려는 시도에 나섰다는 보도다.



일본의 양적완화는 갑자기 노선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용인 없이, 미국이 지원해주거나 지지하지 않으면 일본의 양적완화는 사실상 시작조차 불가능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일본이 미국 국채를 사준다는 전제가 없으면 계속 추진해 나가기도 힘이 든다.



따라서 미국은 아소 다로의 발언을 약간의 뒤통수라는 점에서 괘씸하게 여길 가능성이 크다. 이 이야기는 22일, 이번 주 금요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엔화를 가지고 각국 국채매입에 대한 의지, 가능성이 없다고 한 발언은 개인 사견으로 묻어버리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확인됐고 그러면서 엔화 가치는 오늘 또 한번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