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확산..코스피 부담"

입력 2013-02-19 09:27
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지난주에는 우리가 설 연휴로 쉬었는데 이제는 미국이 프레지던트 데이로 연휴에 돌입해 쉬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증시 모두 어느 정도 고점 부담은 인정되고 그러다 보니 정치적 불확실성이 떠오르면서 조정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증시는 그동안 많이 처져 있었지만 조정에는 어떻게 치고 나갈 것인가, 아니면 똑같이 조정을 받을 것인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이탈리아와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대해 체크해보자. 그리고 미국이 오늘 새벽 마감지수가 없었기 때문에 유럽증시와 달러 대비 유로환율을 우리증시 외국인 수급에 연결시켜보자.



여러 가지 순서 중 미국이 휴장이었기 때문에 유럽시장 마감 브리핑을 로이터통신을 통해 보자. 유럽증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고점 부담과 피로감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조만간 본격적인 조정 국면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오늘 실적을 발표한 칼스버그 맥주의 매출 부진 소식이 있다.



투심은 추가 매수도, 차익실현도 할 수 없는 중립을 나타냈다. 칼스버그는 시총이 큰 기업은 아니지만 투심에 일시정지 모드를 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했기 때문에 영국증시, 프랑스, 독일 모두 거래량이 부진했고 아주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증시는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각종 우려감 때문에 유로존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는 설명이 나와 있다.



이탈리아 총선은 우리시간으로 오는 일요일, 월요일에 있는데 과연 이탈리아 총선이 왜 큰 불확실성이라고 이야기하는지 들어보자. 블룸버그 통신에서 전한다. 이탈리아 총리 후보자는 베를루스코니다. 마리오 몬티 총리가 물러나면서 포퓰리즘의 대부 격이라고 비난을 했었다.



우리시간으로 오는 일요일과 월요일에 걸쳐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에서 전 총리인 베를루스코니와 좌파 연합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글로벌 매파 언론 파이낸셜 타임즈는 베를루스코니가 이번 총선에서 이기면 유로존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베를루스코니의 승리가 이탈리아가 보다 낮은 금리로 구제자금을 수령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베를루스코니의 공약은 현재 이탈리아 부채감축을 위해 시행 중인 긴축안을 전면 재검토, 완전히 뒤집을 수도 있다는 상당히 급진적인 성격이다. 당연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번에 베를루스코니가 진짜 승리를 하면 유로존이 또 한번 시끌벅적하겠다고 짐작하고 있다. 여기에 역발상 개념의 색다른 견해가 나와 있다.



대표적으로 런던 메디오방카 그룹의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보자. 오히려 베를루스코니의 승리가 이탈리아 재정건전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만약 베를루스코니가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곧바로 치솟을 것이고 이탈리아는 더 이상 못 버티고 정치적 노선과 시장 반응을 핑계로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또 한 번의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그러면 ECB도 이번 타이밍만큼은 너무나 정치, 경제, 대내외 명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무시를 할 수 없을 것이고 신속하게 구제자금을 승인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상황을 보면 돈이 바닥날 때쯤 ECB에서 국채를 매입해주고 그러다가 이번에는 시중은행들이 금고에 돈이 떨어질 만하면 LTRO로 산소호흡기를 대주는 등 연명치료하는 식으로 찔끔찔끔 돈을 대주다 보니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고비는 넘겨왔지만 버틸수록 국민들의 고통은 조금 더 장기화되고 상처가 깊어만 간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에 아예 구제금융 신청으로 가는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이탈리아 국민들이 베를루스코니를 선택하려는 극단적인 현재 표심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를루스코니가 승리를 하면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순간적으로 치솟을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나라 증시 외국인 수급에도 좋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를 장기그래프로 보자. 어느 정도 안정권까지 내려와있다가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기술적으로 봐도 지금은 저점에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탈리아가 총선을 치르는 가운데 미국 시퀘스터나 워싱턴의 갈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다행히 이번 주는 그냥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타임즈를 통해 살펴보자. 제목부터 기자의 분노가 들어있다. 미국은 어제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이었는데 월가는 3일 동안 연휴였던 반면 미국 의회는 지난 금요일부터 무려 열흘 간의 장기 휴가에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시퀘스터를 인질로 워싱턴이 화려한 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보다시피 열흘 동안 휴가에 들어갔으니 다음 주 월요일, 25일 오후 2시에 이들이 의회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오는 3월 1일 당장 1조 2000억 달러의 정부지출 자동삭감을 담은 시퀘스터가 발효된다. 게다가 2월은 28일까지밖에 없다. 그래서 3월 1일 전, 2월 25일 오후 2시에 의회에 복귀하면 3일과 반나절 동안 얼마나 워싱턴에 큰 파도가 일어날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증시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밑에 사진을 보면 아주 보란 듯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골프를 치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를 보고 어쩜 정치인들은 어느 나라든 다 똑같느냐고 비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볼 필요가 있다. 하원은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재정절벽 협상의 경우 마지막으로 갈수록 여론이 이상하게 공화당에게 불리한 쪽으로 돌아섰고 이러다가 타이밍을 놓친 공화당이 마지막 날 시간에 쫓기면서 민주당에 무릎을 꿇는 굴욕을 당했다. 이번만큼은 공화당에서 설욕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고 남은 시간은 스스로 타이밍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안절부절 못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플로리다에 있는 대통령 전용 골프, 요트 리조트에서 타이거우즈와 골프를 쳤고 개인레슨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도 역시 공화당의 타이밍 공작에 휘말릴 의도가 전혀 없다.



워싱턴의 불확실성은 점점 고조되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 오늘은 MSCI 한국지수도 휴장이라 없기 때문에 달러 대비 유로환율을 통해 우리증시 외국인 수급을 예측해보자. G20 정상회담에서 환율조작을 하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고 일본에 대해 직접적인 지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제 그것을 1985년 플라자 합의의 원죄라고도 언급했다.



대신 유로화환율은 또 억울한 반등을 했다. 요즘에는 유로화환율과 우리나라 코스피지수가 역동조화다. 원래는 비슷한 위험자산이라고 해서 같이 1년 넘게 왔지만 최근 한 달은 역동조화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유로화 환율의 오늘 반등은 국내 코스피증시 수급에 마이너스 요소다. 오늘은 조정으로 외국인들이 몸을 실어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