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공자의 소통리더십-갖바치 세 명이면 제갈량을 이긴다

입력 2013-02-12 11:01
수정 2013-02-12 15:11
[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13편. 공자의 소통리더십 - 갖바치 세 명이면 제갈량을 이긴다



중국 속담에 ‘갖바치 세 명이면 제갈량을 이긴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뛰어난 제갈량이다 하더라도 구두 수선쟁이 세 명의 머리를 당해낼 수는 없다는 명언이다.



공자의 소통리더십의 핵심은 부하든 제자든 그들을 존중하며 지혜로운 의견을 수렴하라는 것이다. 최고의 리더는 기껏해야 한 명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명의 지혜를 모으고 새롭게 세울 줄 아는 사람이다.



수평적 소통



예의 실천은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의 행위를 통해 이는 자신의 행실을 바로잡아 주는 스승이라 일컬으며 겸손과 예를 중시한 공자는 언제나 소통에 있어서도 수평적 소통을 강조하였다.



공자는 제자들의 장단점을 세세히 파악해서 각각에 맞게 똑같은 질문에도 다르게 대답하고 조언을 하였다. 말하자면 눈높이 소통을 하였다.



한 제자가 공자에게 질문을 하였다.“의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바로 실천해야 한다.”



이번에는 성격이 불같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다른 제자가 똑같은 질문을 하였다.“의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아버지와 다른 형들도 있는데 들은 것을 어찌 바로 실천하겠느냐.”



이 말을 옆에서 들은 다른 한 제자가 목소리를 높여 따지듯 물었다.“선생님, 어찌 같은 질문에 달리 대답을 하십니까?”



그러자 공자가 말하였다. “첫 번째로 질문한 제자는 내성적인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 것이다. 그에 반해 두 번째로 질문한 다른 제자는 지나치게 용감하기 때문에 제지한 것이다.”



소통리더십의 핵심은 경직되고 원칙적인 지침이 아니라 상대방의 수준과 성향에 따른 수평적 소통을 하는 것이다. 마치 위대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것이다.



실천적 소통



위대한 소통리더십은 돌발적이고 위기의 상황에서 제대로 빛이 난다. 예를 들어 평화 시에는 누구나 쉽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대중들이 듣기 좋은 말들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전쟁과 같은 위기 시에는 백번의 말보다 하나의 감동을 주는 행동만이 리더십을 고취한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태도와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진짜 그 사람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공자가 애지중지하는 백마를 둔 마구간에서 불이 났다.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돌아온 공자는 문전에 들어서며 다만 ‘사람이 다쳤느냐’고 물을 뿐, 자신이 아끼는 백마에 대해서는 전혀 묻지 않았다.



이것을 본 그의 제자들은 평소 공자가 그 어떤 물질과 재산보다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고 말한 것이 진실임을 깨닫고, 스승의 인본주의적 행동에 깊은 감동을 하였다.



소통리더십의 본질은 화려한 미사여구가 아닌 구체적 실천이다. 만일 이때 공자가 마굿간 화재에 대해 추궁을 하거나, 백마가 죽은 것을 속상하게 여겨 제자의 안전을 묻지 않았다면 역사적으로 공자라는 인물은 완전히 잊혀졌을 것이다. 또한 공자가 평소에 주장한 ‘인(仁)’이라는 유교의 가르침도 호소력을 잃었을 것이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실천적 소통이 가능하게 하려면 평소에 사람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와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2,500년 전 공자에게서 배울 수 있다.



개방적 소통



공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의 장단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먼저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개선 방향을 지시한 적이 없다. 언제나 제자들의 말을 먼저 듣고, 나중에 하나씩 문제점을 지적하며 가르치기를 일상화하였다. 이러한 공자의 태도에 제자들은 공자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는 게 아니라 똑같은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편다고 생각하였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둘러앉아 보통 때와 다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한 제자가 달려와 주변국인 제나라가 공자의 조국인 노나라를 공격하려고 군대를 일으켰다는 급한 소식을 알렸다. 이때 공자는 먼저 의견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제자들에게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각자의 해결책을 구하였다.



“노나라는 초나라에 의지하면 진나라에 위협을 받고, 진에 의지하면 초나라가 덤벼들고, 제나라를 조심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공격을 당할 형편에 놓여 있다.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가 있겠느냐?”



공자의 이야기를 들은 제자들은 각자가 생각한 현명한 방법을 이야기하였다. 공자는 여러 제자들이 이야기한 방법을 정리해 보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모아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



비록 공자가 수많은 제자를 거느린 위대한 스승이었지만, 혼자 힘으로는 그 해결책을 찾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람들은 현명하고 어리석고를 떠나 생각의 벽이 있어서, 혼자 궁리해봤자 그 벽에 부딪히게 마련인데, 공자는 제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묘책을 구하면서 벽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정경호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