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韓성장률 3.1%로 하향...엔화 영향

입력 2013-02-08 15:51
수정 2013-02-08 15:58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엔화약세 탓에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작년 12월 전망했던 당시 예상치인 3.4%보다 낮아진 수치다.







8일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전무와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3년 글로벌 거시 경제 전망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발표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한국 이코노미스트이자 투자전략가인 권 전무는 "엔화약세가 지속하면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선호도가 세계 시장에서 떨어졌다"면서 한국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회복하면 수출이 늘어나면서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며 원화강세와 엔화약세가 지속하더라도 한국 경제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2분기 올라갔다가 점차 내려가 하반기에 떨어져 원화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3일 기준으로 3개월 후 원ㆍ달러 환율이 1,080원으로 상승했다가 6개월 후 1,050원, 12개월 후 1,03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내내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다만 권 전무는 "엔화 약세가 앞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행이 엔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엔화 방향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소비심리는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전무는 "한국 내수는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코스피, 환율 등에 영향을 받는데 최근 2년 동안은 유럽지역 리스크로 한국 증시도 흔들리는 등 대외적 영향을 크게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올해도 유럽이 불황을 지속하겠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극단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으므로 한국의 소비심리에도 작년만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가계와 기업이 지난 2008년 이후 부채절감에 힘쓰면서 재정건전성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기업이 재무상 잉여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 과거 긴축모드에서 투자증가로 방향을 전환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이다. 또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은 상태"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당분간 통화정책상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